고교 생활 1학기, 상대점수 중요성 인식하고 내신 관리 집중해야
1학년, 학교생활 두려움부터 버려야
2학년, 창체 및 세특 등 생기부 집중
3학년, 3월말 모의학력평가 준비부터
새 학기가 시작됐다. 특히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은 남다른 각오와 포부를 안고 3월을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학습 목표와 생활 계획들이 ‘작심삼일’에 그칠 수 있다. 어떻게 학교 생활을 시작해야 할까.
1학년은 모든 것이 낯설지만 대입의 출발점이라는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학교 때와 달라지는 평가 방법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2학년은 고교 생활 3년 중 가장 활발하게 학교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시기다. 입시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3학년은 코앞에 닥친 입시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에게 ‘고교 학년별 1학기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1학년: 적극적인 학교생활과 진로 탐구 병행
중학교 때도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와 내신을 포함한 학교 생활에 평가는 존재했지만, 고등학교에서의 생기부와 교과 등급(내신)은 대입의 주요 전형 요소로 매우 중요하다. 신입생 대부분이 이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고교 생활을 시작하는 이유다.
최근 들어 수시로 대학을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생기부에 기록되는 자신의 전공 관련 활동이나 대입에 도움이 되는 학교 생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의 ‘진로 역량’은 기존의 ‘전공(계열) 적합성’과는 달리 탐색 노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적극적인 학교 생활을 통해 자신의 관심이나 선호 등을 다양하게 탐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러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되 매 순간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유리하다. 기록할 때는 그 활동에 임하는 이유나 목표, 동기는 물론 활동의 내용, 영향, 소감 등을 구체적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의 절대평가와 달리 상대평가로 교과(내신) 등급을 부여한다. 상대평가에서는 점수에 의한 구분이 아니라 점수에 따른 석차와 비율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100명이 치른 시험에서 95점을 받아 5등이 됐을 경우 중학교에서는 A를 받지만, 고등학교에서는 1등급 기준인 상위 4%에 들지 못해 2등급을 받는다. 중학교에서는 원점수가 중요했다면 고등학교에서는 내 점수의 위치(상대점수)가 중요하다.
김병진 소장은 “비율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기 때문에 전체 이수 인원이 많을수록 등급별 인원도 많아진다”며 “선택과목으로 운영되는 2, 3학년보다는 공통과목을 이수하는 1학년 때의 이수 인원이 더 많기 때문에 1학년 내신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학년: 대입 결정보다 학교생활 충실해야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자신의 대입 도전 방법을 결정하고, 그에 맞춰 입시를 준비하고 학교생활을 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생겨나는 시기다. 1학년 때의 교과 성적을 근거로 목표 대학과 격차가 커 정시를 목표로 내신은 포기하고 수능만 준비하겠다거나, 자신은 수시 교과 전형으로 갈 것이니 다른 학교 활동은 하지 않겠다는 등의 생각이 그것이다.
하지만 김병진 소장은 이때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는 “입시를 치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대입 도전 방법은 쉽게 장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특히 수능 출제 범위 대부분이 일반 선택 과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 수업에 더 충실해야 수능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2학년 때는 1학년 때의 여러 학교 활동에 구체성과 깊이를 더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을 통해 ‘창의적 체험 활동’(창체)이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세특) 관련 활동에 집중하면서 학생부를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창체’는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봉사활동 4개 항목으로 구분돼 있다. 주로 학교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 행사에서 얻을 수 있었던 교훈이나 영향을 중심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희망 진로가 확실하다면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채우는 것이 좋겠지만,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라면 꼭 특정 진로에 한정된 내용보다도 관심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내용으로 채우는 게 좋다. 또한, 적극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이 고민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 학생부에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은 내신 성적에 대한 정량적인 결과와 ‘세특’이 있다. 세특은 과목별 담당 선생님이 작성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행 평가, 조별 과제, 보고서 등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3학년: 대입 막연함 버리고 ‘어떻게’ 고민해야
입시를 앞둔 3학년 학생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막연함’이다. 이때의 막연함은 단지 두려움이나 걱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이나 시험(모의고사/중간·기말고사)에 임하는 자세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3학년이 됐으니까 ‘열심히 해야지’ ‘잘해야지’ ‘긴장해야지’ 등의 각오로만 시작하면 변하는 것은 없다. ‘어떻게 열심히 할 것인지’ ‘잘하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지’ ‘시험은 어떻게 볼 것인지’ 등 ‘어떻게’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이 있어야만 이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당장 3월 말에 치르는 학력평가부터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할지, 시험 과정에서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을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력평가 2주 전부터는 목표를 정하되 점수가 아닌 자신이 그동안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꼭 맞혀야 하는 문제를 맞춘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김 소장은 “학력평가 전날 잠들기 위한 노력과 학력평가 당일 시간 관리 등을 계획해서 실천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런 구체적인 실천으로 압박감을 이겨내야 수능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3학년이 되면 성취도만 산출되는 진로 선택 과목 수업이 늘면서 1, 2학년에 비해 내신 관리에 소홀해지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김 소장은 “최근에는 진로 선택 과목의 성취도 혹은 세특 내용을 입시에 반영하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내신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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