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 대신 공동대표 체제·보수 삭감… 엔씨소프트, 승부수 통할까

변지희 기자 2024. 3.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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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리더십에 변화를 시도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13년 만에 사외이사로 불러들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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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에서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선임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CFO도 13년 만에 사외이사로
임원 보수한도 전년보다 50억원 줄여
김택진(왼쪽)·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엔씨소프트 제공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리더십에 변화를 시도한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조직개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 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조직개편을 통해 아내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와 친동생인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부사장)를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대신 최고사업책임자(CBO)에 선임된 이성구 부사장, 백승욱 상무, 최문영 전무 3인을 중심으로 개발 및 사업 조직을 재편하는 내용의 치프(Chief) 체제를 신설했다.

엔씨소프트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요직에 배치하며 경영 쇄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 안건을 보면 경영쇄신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13년 만에 사외이사로 불러들일 계획이다. 이 전 부사장은 2004년 엔씨소프트에 CFO로 합류해 2010년 북미법인인 엔씨웨스트(NC West) CEO로서 해외사업을 지휘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에서 2006년 엔씨인터랙티브 구조조정과 2008년 배당정책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 퇴사 후에도 유통, 전자 등 다양한 산업을 두루 거친 재무통으로 평가된다.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 안건도 다뤄질 예정이다. 올해 이사 보수 한도는 전년보다 50억원 삭감된다. 작년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7명의 이사에게 지급할 보수 최고 한도를 20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올해는 150억원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에 김 대표의 연봉도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8일 진행된 작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방만한 경영 요소를 줄이려 하고 있으며 지원조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유념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여러 가지 방안을 도출해서 실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씨소프트는 조직개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김 대표 직속 리서치본부로 통합했다. 기존 R&D 조직은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로 양분돼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면서 게임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금융서비스 등 비게임 사업도 잇따라 정리해 왔다. 작년 12월 금융 AI 신사업 조직인 금융 비즈 센터를 해체하는가 하면, 만성 적자에 머무른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연결기준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 당기순이익 213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1%, 75%, 51% 감소한 수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원을 중심으로 사업 개편을 시작했지만 전반적인 쇄신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간 집약적이고, 과도한 과금 체계를 유도하는 과거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스타일이 젊은 게이머들에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고,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만약 성공하더라도 기업가치를 높이기도 어렵다”며 “결국 장르 다변화, 신작,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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