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 민생 보루… 신뢰회복 시급"

유동성 등 내부통제 강화 강조
은행 밸류상승 기반 지원 다짐

11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용병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제공.

"은행은 민생경제의 보루다. 철저한 건전성·유동성 관리로 국민의 신뢰에 부응하고, 경제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해야 한다."

조용병(사진) 은행연합회장이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은행은 '이자 장사', '성과급 파티' 등 여론의 질타 속에 '국민 밉상'으로 내몰리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금융 압박도 여전히 거세다. 이런 신뢰의 위기 상황에서 신한금융그룹 수장에서 '은행의 대변자'로 변신한 조 회장이 '초심'(初心)과 '은행 본연의 역할'을 그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조 회장은 우선 우리 은행이 당면하고 있는 다중 위기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는 "올 한해 은행산업은 금리의 향방은 불확실하고, 부동산시장과 실물경제의 여러움이 지속되는 등 수익성은 떨어지고 리스크는 증가하는 어려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은행연합회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은행연합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은행이 스스로 밸류(value)를 높일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밸류 상승이 경제생태계의 건강한 순환을 촉진하고 우리 사회와의 상생으로 이어지도록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다양한 의제의 적극적 발굴과 당국 및 시장과의 소통 강화도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은행의 미래를 위한 과제인 비금융·플랫폼·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다각화와 해외 진출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은행연합회 조직개편 내용을 소개하며 "개별 시중은행뿐 아니라 금융지주 그룹 차원의 시각에서 통합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폭넓은 접근방식을 채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 은행 등 은행별 특수성을 다각도로 고려한 의제를 가감 없이 테이블에 올리고 공론화하겠다"고 했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최근 은행권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 환급(캐시백) 사업과 자율 프로그램 등 민생금융지원방안에 대해 "건전성과 수익성을 관리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민간 은행으로선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며 은행 경영진과 현장 은행원, 금융당국 관계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은행은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특히 사회문제화한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해 올 초부터 대검찰청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금융 인프라로서 은행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한 민간부문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