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주세요”…무인점포 털고 도망간 10대, 그 앞 막아선 187㎝ 시민

김자아 기자 2024. 3. 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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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5일 경기 안산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10대 3명이 현금을 훔치기 위해 키오스크 자물쇠를 부수고 있다./경기남부경찰 유튜브

무인점포에서 돈을 훔쳐 달아나던 10대를 제압해 경찰에 넘긴 시민이 감사장을 받았다.

1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밤 11시쯤 안산시 단원구의 한 아이스크림 무인 판매점에 10대 A군 등 3명이 들어와 키오스크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이 공개한 점포 내 CCTV 영상을 보면 A군 등은 철저한 분업 하에 움직였다.

문 앞을 지킨 한 명이 망을 봤고, 다른 두명은 망치와 공구를 꺼내 들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키오스크 자물쇠를 수 초 만에 부순 이들은 안에 있던 현금 23만원을 들고 밖으로 달아났다.

이들의 범행은 키오스크가 강제로 열렸다는 통보를 받은 경비업체 직원들에 의해 처음 발각됐다.

A군 등은 경비업체 직원들이 자신들을 쫓는 것을 발견하고 도로를 뛰어 도주했다.

무인점포에서 현금을 훔친 뒤 달아나는 10대 일행 중 한명을 지나가던 시민 김행남씨가 다리를 걸어 제압하고 있다./경기남부경찰 유튜브

이때 마침 인근에 차를 대고 내리던 50대 김행남씨가 “도와달라”는 경비업체 직원의 외침을 들었다.

김씨는 자신 쪽으로 달려오던 A군 일행 중 한 명의 몸을 낚아 채 다리를 걸어 제압했다. 절도 용의자는 몸부림을 치며 저항했지만 187㎝의 거구인 김씨를 당해낼 수 없었다.

김씨는 이후 합세한 경비원과 함께 용의자를 출동한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붙잡힌 용의자를 통해 달아난 2명을 추적 검거해 A군 일당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는 “차문을 닫는 동시에 두명은 지나갔고 (나머지 1명과) 정면으로 마주했다”며 “보통 (용의자가) 오는데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그 가게가 내 가게인데 다른 사람들이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도 그냥 갔다면 얼마나 서운했겠냐”며 “이런 일이 또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든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안산단원경찰서장 감사장 수여받은 김행남씨.(왼쪽)/경기남부경찰청

위동섭 안산단원경찰서장은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국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사회 공동체가 힘을 모아 실천한 사례를 발굴해 알리는 ‘평온한 일상 지키기’ 홍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이나 단체가 범인 검거나 예방, 인명 구호 등에 기여한 사례와 경찰이 시민 안전 모델로서 현장에서 활약한 사례를 중점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준 시민들에 대해선 표창 수여 등도 적극적으로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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