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A24XCJ, 이유 있는 협업[인터뷰]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게 “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장편 데뷔작, 정교하고 섬세하며 강렬하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CJ ENM과 A24가 공동으로 투자 배급했고, 제3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시작으로 전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75관왕에 등극, 수상 릴레이를 이어왔다. 11일(한국시간)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A24 인터내셔널 대표 샤샤 로이드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스크립트 읽으면서 너무나 깜짝 놀랐다. 좋은 스크립트였고 셀린 송 감독은 뉴욕에서 재능있는 극작가로서 커리어를 봐왔다. 이미 팬이었다. 그래서 이것만큼은 꼭 해야겠다 싶었고, 스크립트를 보고 모두 감동했다. 아름다운 스토리, 로맨틱하면서 현실적인 스토리가 우리를 사로잡았다. 저희는 작가주의 작가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셀린 송 같은 새로운 감독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며 제작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적인 것이지만, 충분히 글로벌하게 뻗어나가서 감동을 안겨줄 수 있다. 인연이라고 하는 감성은 굉장히 특별하다. 스크립터 읽었을 때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영화 자체가 아름다웠다. 러브 스토리가 전면적으로 내세워지는 영화에 대해서 관객이 갈망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런 영화였다. 러브 스토리면서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감독이 만들었다. 퍼스널하고 현실적이하고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다. 관객들은 세 명의 주인공과 공감한다. 그게 쉽지 않다. 우리가 살면서 어떤 순간에 본인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어떻게 여기 오게 됐는가. 어떤 인연을 맺게 됐나.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되는 시점과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에 공감할 것.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다 아우르면서 훌륭한 작품을 만든 건 감독님 덕분”이라며 셀린 송 감독을 치켜세웠다.
그는 “지금은 저희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지만, 1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반에는 인디 영화 배급사로 아이덴티티가 강했다. 아티스트 전면을 내세우고 아티스트 중심으로 한다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감독에게 창의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 것이 보장돼야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독창성이 빛을 발한다. 독창적인 영화를 관객들이 환호하고 원한다. 그런 DNA가 강한 회사라서 신인 있는 감독과도 함께하는 월드크래스 배급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가 저희 핵심이고, 저희는 영화 TV 다큐 미디어를 벗어나 출판도 아우르고 있다. 아티스트를 비즈니스에 중심을 둬서 셀린 송과 같은 훌륭한 한국 감독과도 인연이 닿았다. 진정한 아티스트 크리에이터에게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파워를 실어줬을때 글로벌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있는 영화가 탄생한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나리’ 같은 경우도 그렇고 좋은 스토리가 있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와 일하고 싶다. 조건만 맞다면 어떤 감독과도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한국은 이 시대 최고의 크리에이터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감독님과 더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기회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CJ와 파트너십은 저희에게 좋은 경험이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제작했다. CJ 없이는 한국에서 촬영하고 한국인 배우를 캐스팅 하는 과정을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뉴욕과 한국 촬영에서 두 회사가 머리를 맞대고 협업한 결과가 성공적으로 영화에 반영됐다. 그래서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고 부장은 “영화제 등에서 주기적으로 미팅하면서 끈끈한 협업 관계를 가지고 있다. 두 회사 간에 좋은 조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A24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했다. ‘미나리’ ‘페어웰’처럼 문화적으로나 자신만의 가치를 구축하거나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한다. 저희 비즈니스 모델 차원에서 상충되는 부분도 있지만, A24는 북미와 다른 나라에서 팬덤이 구축되어 있다. 그들은 아시아에서 그들의 브랜드를 확장하고 영화를 알리고 싶어한다. 저희는 반대로 아시아 브랜드와 인프라를 북미 시장을 통해 글로벌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퍼즐 조각 맞듯이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주기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제3의 협업 작품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 제작 비율에 대해서는 “3분2는 미국, 3분의1은 한국에서 투자했다. 비즈니스 규모에 맞게 서로 투자했다. 한국적인 요소가 많고 촬영도 있어서 한국 코디네이터하고 제작 지원을 맡았다. 촬영 분량과 비즈니스 감당 범위에 맞춰서 서로 협업 포지션을 맡았다. 아카데미 캠페인도 그렇고 서로 잘할수 있는 걸 나눠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셀린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 것에 기쁨을 드러내며 “‘기생충’이 열어준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고 부장은 “‘기생충’ 이후에 뭘 더 할 수 있을까. 글로벌 시장 확장 모델 고민하다가 이 작품이 나왔다. ‘기생충’이 한국어로 되고 한국 배우가 나오고 미국 시장에서 메인스트림에서 성공할 수 없는 작품인데, 아카데미 상을 받고 새로운 영토를 개간한 거다. 이런 작품이 유효한다는걸 증명했고 그런 시도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문을 연거다. 그래서 ‘패스트 라이브즈’도 시도하게 됐다. 저희가 한국 사업자로 문화적 다양성에 기반한 작품들. ‘기생충’이 하나 증명한건 한국의 영화적 퀄리티의 수준을 증명했고 알린 계기다. TV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연쇄적으로 계속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 것처럼 저희가 한국 사업자로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고 의미 부여했다.
그러면서 “좋은 한국의 크리에어티어 배우 등이 진출 문이 넓어지고 저희도 뭔가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올해 기획 작품들도 있고, 그런 기획들을 만들어나가면서 북미 시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을 이뤄낼 계획”이라며 “‘헤어질 결심’처럼 영화제를 통로로 완전한 한국 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케이스도 있고,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협업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한국 창작자가 미국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 과거 오우삼 감독이 할리우드에 가서 홍콩의 노하우와 독특한 액션으로 ‘미션 임파서블2’를 만들었던 것처럼 재능있는 한국 크리에이터를 동반 진출 방식도 고민 중이다. ‘패스트 라이브즈’ 같은 방식도 있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확장하려고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인업 전체가 밀도 있게 좋은 콘텐츠, 신선한 콘텐츠로 채워질 수 있도록 기획 중이다. 기존에는 안전한 선택을 해왔다면, 지금은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콘텐츠를 보는 새로운 눈과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개선하는 과정인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존에 한국 사업의 경우는 ‘완벽한 타인’ 같은 콘텐츠처럼 지금 시대 정신에 맞는 원작, 소설을 픽업해서 빠른 시간에 작업해서 시의성적절한 콘텐츠 만들어내는 거다. 지금 배급한 작품 중에는 7년 전 기획을 시작해서 트렌드가 바뀐 상황에서 나왔다. 지금 시점에 소비자가 앞으로 좋아할 걸 예측해서 만들어야 한다.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트렌드 예측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있어야 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기존 성공 모델에 없던 작품이다. 톱스타가 나오지 않고 신인 여성 감독에 소재도 동양적이고 한국어가 나온다. 미국에서 없었던 모델인데 지금 시대의 명확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 맨눈으로 콘텐츠를 보고 과감하게 투자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 시장에서는 강자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강자마저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하는 지점이 됐다. ‘패스트 라이브즈’ 같이 인프라와 노하우가 있는 지역 파트너와 협업해서 의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걸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두 작품이 크랭크인 들어간다. 한국 시장이 쭉 성장해서 어느 정도 성숙기 넘었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곳에 공을 들여서 영역을 확장하고 북미 같은 성숙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포지션을 찾을수 있게 저희에게 맞는 방법으로 메인 스트림에 진입하려고 한다”며 앞으로의 계획과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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