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간호사 떠나지 마세요”…‘공동 숙소’ 만드는 전남 지자체

강현석 기자 2024. 3.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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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이 2022년 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공무원 공동숙소 ‘청렴빌’. 군은 신규 공무원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숙소를 건립했다. 진도군 제공.

전남 진도군이 운영하는 공무원 공동숙소 ‘청렴빌’은 입주자 모집 때마다 신청이 몰린다. 이 숙소는 재직기간이 짧은 공무원에게 우선권을 주는데 1명 선발에 3∼5명이 지원, 입주 경쟁이 치열하다. 청렴빌은 진도군이 소속 공무원들을 위해 자체 운영하는 공직자 전용 숙소다. 61억원이 투입돼 2022년 12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신축된 청렴빌은 30㎡ 크기의 원룸형 숙소 40실을 갖췄다.

1인 1실인 숙소에는 침대와 세탁기, 냉장고, 식탁, 전자레인지 등 기본적인 가구와 가전제품이 모두 갖춰져 있다. 공무원들은 연간 190만원에 최대 2년 간 머물 수 있다.

전남 농어촌 지역 자치단체들이 공무원과 보건인력 등을 위한 공동 숙소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젊은 공무원과 간호사 등이 열악한 정주 여건으로 농어촌을 떠나는 상황을 막아 보겠다는 취지다.

1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진도군은 전남 지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공무원 숙소를 확보하고 있다. 군은 청렴빌 외에도 기존 공무원 숙소를 리모델링해 18실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고흥군은 읍내에 있는 옛 KT 관사를 매입해 공무원 공동숙소로 리모델링 하고 있다. 군은 5억8000만원을 투입해 오는 8월까지 수리를 마치고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고흥군도 신규 임용된 공무원 위주로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섬으로 이뤄진 완도군도 기존 ‘2인 1실’ 이었던 공무원 숙소를 수리해 1인 1실로 바꾸고 있다. 군청이 있는 완도읍에는 48명이 입주할 수 있는 숙소가 마련돼 있는데 ‘임용 2년 이내’ 공무원에게 우선권이 있다.

‘공무원 공동숙소’는 농어촌 지역 행정력 유지를 위한 필수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 공직을 그만둔 5년차 이하 공무원은 2021년 234명, 2022년 270명에 달했다. 2023년에도 9월까지 193명이 사직했다.

진도군은 “진도는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이 어려운데 읍내 원룸은 세가 월 40만원 정도여서 젊은 공무원의 이탈이 많았다”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저렴한 숙소가 필요했고 청렴빌 운영 이후 그만두는 공무원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지자체와 함께 간호사 등 보건인력을 위한 공동 숙소를 건립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은 간호사 등 보건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전남의 인구 1000명 당 간호사 수는 5.1명으로 인근 대도시인 광주(6.9명)에 비해 적다. 특히 영암군과 진도군의 간호사는 인구 1000명당 1.5명에 불과하다.

2021년 전남 4개 간호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전남지역 근무를 위한 조건으로 ‘급여’에 이어 ‘주거지원’이 두 번째로 꼽혔다. 전남도는 지난해 영암군에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첫 ‘농어촌 간호·복지 기숙사’ 건립에 들어갔다. 올해 진도군에 50억원을 투입해 30실 규모의 간호·복지 기숙사를 건립한다. 도는 섬 지역에도 기숙사를 건립하기 위해 지자체 신청을 받고 있다.

이상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농어촌은 고령화 등으로 의료수요가 늘고 있지만 열악한 정주여건 등으로 간호·복지 인력이 근무를 기피하고 있는 만큼 기숙사 조성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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