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연일 낙태권 공세 강화…“대법원이 실수 저질렀다”

이기욱 기자 2024. 3. 11. 15: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의 주요 의제로 부상한 낙태권을 두고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7일 국정연설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낙태권을 입법으로 보장하겠다"고 했고, 10일 MSNBC 인터뷰에서는 "대법원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들(연방대법관)은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헌법을 잘못 읽었다"며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의 주요 의제로 부상한 낙태권을 두고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7일 국정연설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낙태권을 입법으로 보장하겠다”고 했고, 10일 MSNBC 인터뷰에서는 “대법원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사법부의 결정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들(연방대법관)은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헌법을 잘못 읽었다”며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이 낙태권 폐지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낙태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공언했다.

연방대법원은 1973년 이후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2022년 6월 폐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종신직이며 미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대법관 9명에게 ‘헌법을 잘못 읽었다’고 날을 세운 것도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낙태권 의제가 집권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를 결집시키는 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낙태권 폐기 5개월 후 치러진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대법원 판결에 반발한 민주당 지지자가 결집했다. 당시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을 공화당에 내줄 것이란 당초 예측과 달리 다수당 지위를 지켰다.

다만 ‘낙태(abortion)’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일부 여성계의 반발도 감지된다. 아일랜드계 가톨릭인 그는 보수 성향 가톨릭 교도의 반발 등을 우려해 7일 국정연설에서도 낙태 대신 ‘생식의 자유(reproductive freedom)’, ‘선택의 자유(freedom to choose)’ 등으로 완곡하게 돌려서 말했다. 이에 일부 낙태권 옹호단체들은 “대통령이 낙태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낙태가 금기시되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것임을 암시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도 상승세다. 에머슨대가 5,6일 미 전역의 유권자 1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야당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인 45%를 기록했다. 특히 30세 미만 유권자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43%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7%)를 앞섰다. 바이든 캠프 측도 10일 “국정연설 후 24시간 만에 1000만 달러(약 130억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며 “재선 캠페인 시작 후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