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도 반한 '강아지 에버랜드'…춘천 '강아지숲'을 달리다
다양한 크기의 잔디 운동장 보유
산책로·수영장 등 즐길거리 많아
반려견은 뛰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에 반려견이 몇 마리나 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통계는 없다. 다만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40만마리로, 전체 가구의 11.6%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배가 넘는 518만마리다. 어느 쪽이든 어마어마한 숫자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를 '반려견 친화 국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인구가 밀집돼 있는 수도권은 더 그렇다. 마음 놓고 반려견이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줄을 풀어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오프리시'는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려견들의 뛰어놀고 싶은 욕구를 무시할 수만도 없는 일. 마음껏 뛸 수 있는 곳을 찾아주는 것도 '주인님'들의 의무다. 전국의 웬만한 애견펜션, 애견카페를 돌아다니지만, 쉼없이 뛰어다니는 반려견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터무니 없이 좁다.
차를 타야 하는 반려견들의 컨디션도 고려하면서 대형견도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넓은 공간까지 보유한 곳이 있을까. 수도권에서 1시간대에 갈 수 있는 춘천에 자리잡은 '강아지숲'은 그 중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지난 9일 반려견 여름이(14세·말티즈), 밤톨이(1세·믹스)와 함께 강아지숲을 방문했다.
강아지 버전 에버랜드
강아지숲은 강원도 춘천에 약 10만㎡ 규모로 자리잡은 강아지 전용 테마파크다. 4개의 대형 천연잔디 운동장과 2개의 수영장, 카페, 음식점, 박물관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강아지숲의 '견체공학적' 설계는 입구에서부터 확인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계단을 오르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곳이 반려견 화장실이다. 대형견과 중소형견으로 나눠 사용하는 화장실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차 안에서 배변을 참았던 반려견들이 자연스럽게 배변을 할 수 있다. 반려견들의 편의를 돕는 것은 물론 입장 전에 배변을 함으로써 강아지숲 내부가 '개똥밭'이 되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메인 건물에는 반려견을 테마로 한 전시와 미디어아트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와 관련된 굿즈와 다양한 반려견용품을 판매하는 마켓 등이 있다. 반려견은 입장이 불가능한 박물관 관람 시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관리하는 강아지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뛰어야 산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우리 아이가 뛰어놀 공간은 충분한가'다. 답은 'YES'다. 박물관 바로 위에 자리잡은 대운동장은 직선 길이가 100m를 훌쩍 넘는 넓은 잔디밭이다. 주기적으로 도그스포츠 대회나 세미나를 열 정도로 넓다. 소형견에게는 끝없는 평원이고 웬만한 중대형견도 뛰다가 멈출 일이 없다.
대운동장 옆에는 연못을 중심으로 가꾼 작은 공원이 있다. 본격적인 코스가 버거운 노견을 위해 꾸민 공간이다.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고 벤치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정도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공원과 대운동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책 코스가 갖춰져 있다. 산책로가 잘 가꿔진 산을 등산한다는 기분이다. 전체 길이는 620m로, 제법 경사가 있다. 반려견은 물론 함께 산책하는 주인에게도 운동이 된다.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미끄럽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천천히 걸으며 산책로 중간중간에 있는 '노즈워크 챌린지'를 챙긴다면 30~40분쯤 걸리는 코스다. 산책로 중간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카페가 있어 반려견이 예상보다 힘들어할 경우 쉬어갈 수도 있다. 카페에서는 반려견이 마실 수 있는 '아지라떼'를 판매한다. 노즈워크 챌린지에서 획득할 수 있는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할인도 해준다.
여름엔 수영
산책로 끝에는 여름 시즌에 문을 여는 '네이처풀'이 있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 자리잡은 반려견 동반 수영장이다. 2개의 수영장과 샤워시설, 선베드, 파라솔, 방갈로를 갖췄다. 반려견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 '푸드테라스'도 문을 열었다.
산책과 수영까지 즐겨 다시 돌아가는 길이 아득하다면 수영장 앞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주기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강아지숲 입구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사계절이 뚜렷한 만큼 어쩔 수 없는 면이긴 하지만 꽃이 피고 나무도 잎을 풍성하게 맺은 봄, 여름, 가을과 달리 겨울에는 산책로와 잔디 운동장의 풍경이 다소 삭막하다는 인상도 든다. 해가 질 때쯤엔 꽤나 쌀쌀해 실내 놀이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소 높은 입장료는 강아지숲을 자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연간 회원권이나 가족 이용권 등을 통해 충성고객을 늘리려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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