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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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주목받던 영화 '로마의 휴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 있다.
신간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에서는 화가, 작곡가, 지휘자 등 순수예술 분야는 물론 가수, 배우, 만화가, 영화감독 등 대중예술 분야에 이르는 예술가들의 삶과 대표 작품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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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주목받던 영화 ‘로마의 휴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며 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작가이자 영화 감독이었던 돌턴 트럼보다. 그는 당시 할리우드에서 영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일감이 끊겼고, 이름은 지워졌다. 트럼보는 안간힘으로 버텼고, 11개의 가명으로 작품을 발표한다. 트럼보의 상처 가득한 승리는 ‘펜은 칼보다 아주 가끔만 강할 뿐’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그와 같이 각자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을 둘러싼 단단한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한 도전에 서슴치 않는 예술가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세상과 불화하며 흔들렸고 때론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고통을 창조로 전환한 25인의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다룬 책이 나왔다.
신간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에서는 화가, 작곡가, 지휘자 등 순수예술 분야는 물론 가수, 배우, 만화가, 영화감독 등 대중예술 분야에 이르는 예술가들의 삶과 대표 작품을 다룬다.
이 책은 예술가의 한 인간로서의 내면을 다룸으로써 그 생애와 업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당시 사회·정치적 맥락과 함께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예술가들까지 유기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예술 문화의 흐름을 보다 총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게 한다.
책은 예술가의 성격과 그가 다룬 작품의 주제에 따라 총 5부로 나눠 구성했다. 1부에서는 차별과 편견을 넘은 예술가들로, 반체제 인사로 몰려 추방당했던 건축가 김중업, 해방 직후의 환희와 혼돈을 그린 월북 화가 이쾌대 등을 다룬다. 2부는 ‘테러리스트’라 불린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굴다와 결벽증에 가까운 완벽주의로 영화 미학을 연출한 스탠리 큐브릭, 인간의 검은 욕망을 철저히 해부한 김기영 등 세상으로부터 괴짜 혹은 천재, 이단아 등으로 불린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예술가들의 화려한 이면 뒤에 감춰진 고통도 다룬다. 3부에서는 할렘가 밑바닥 생활을 했던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를 비롯해 에이미 와인하우스, 주디 갈런드 등을 통해 예술가의 상처받고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한다. 4부와 5부에서는 오로지 예술을 위해 전력투구로 자신을 내던진 예술가의 길을 짚어본다. 배우 영화 ‘조커’의 히스 레저와 ‘죽은 시인의 사회’ 로빈 윌리엄스, 엔니오 모리코네 등은 각박한 일상에 감동을 선사하며 우리 시대의 ‘캡틴’으로 불리기도 하고, 기존의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면서 ‘거장’이라 칭해지기도 했다.
한 인간에게 주어진 에너지에는 총량이 있다. 위대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작가의 혼신을 담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마니아를 보유한 일본 만화가 미우라 겐타로는 에너지 대부분을 ‘베르세르크’에 쏟았다. 그래서 그의 만화는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만화 바깥의 삶을 돌보지 못했다. 칙칙한 작업실 안에 있느라 수십 번이나 봄을 놓쳐버렸다. 작가는 묵묵히 그리고 또 그렸다. 어떤 완벽주의자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붙잡고자 자기 자신을 통째로 내던진다.
현대 예술의 아이콘들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 위한 예술가들의 도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남준은 1984년 1월 1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한국, 미국, 프랑스, 독일에 동시 송출했다. 그는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쓴 조지 오웰에게 1984년에도 ‘우리는 즐겁게 지내고 있다’라며 인사를 건넨다.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생중계 쇼였다. 샤넬이 고안한 어깨에 멜 수 있는 최초의 핸드백과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의 일본 애니메이션 ‘아톰’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독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한 이들 예술가들을 통해 세상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조성준 지음ㅣ작가정신ㅣ300쪽ㅣ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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