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조기 성능 그대로"…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직접 보니
이무형 부사장 "개발에만 3년 걸렸다"
일체형 최대 열교환기·자체 건조알고리즘 구현
"2Q내 전 세계 출시…추가 라인업 검토"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초기 개발에만 3년이 걸렸다. 세탁물을 세탁기 안에서 건조하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건조 통 안에서 (세탁물을) 건조시키는 기존 (단독) 건조기와 구조 자체가 다르다.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동일 성능을 구현했다.”
이무형 삼성전자(005930)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11일 오전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콤보’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제품 개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하나의 드럼으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제품으로,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기는 수고와 설치공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이어 이 제품의 차별점으로 강력한 성능을 꼽았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용량 25㎏, 건조용량 15㎏으로 일체형 제품 중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췄다.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분량(3㎏)을 99분 만에 세탁하고 보송보송하게 말릴 수 있다. 킹사이즈 이불 빨래·건조도 가능하다.
그는 “기존에도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있었지만 세탁·건조에 3~4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모두가 ‘일체형은 세탁물을 건조기로 옮기는 것을 덜어주는 정도의 제품이면 된다’고 말할 때 기존 건조기 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를 잡고 개발에 들어갔다”고 했다.
또 세탁은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할 수 있게 하는 ‘에코버블’ 기술, 건조는 고효율 히트펌프 적용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에도 집중했다.
이 부사장은 “세탁물을 집어넣으면 그 양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도 모른다”며 “AI 기능으로 무게량을 감지하고 적정 수준의 물을 넣어 물과 에너지 절약이 가능해졌다”고도 부연했다. 또 스마트싱스를 통해 비스포크 AI 콤보의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7형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세탁·건조의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생활편의 기능까지 지원한다. 7형 디스플레이에서 세탁·건조를 제어하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맵뷰’로 집안의 공간별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모든 스마트 가전·기기들을 바로 제어할 수 있다. 빅스비를 통해 “세탁기 문 열어줘”, “AI 맞춤코스 시작해줘” 등 사용자가 직접 행동하는 대신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거실 에어컨 온도 내려줘” 등 음성명령으로 다른 가전과의 연결도 더욱 편리해진다.
이 부사장은 “AI 기능 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품이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스마트 포워드’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세탁건조기 제품에서 AI폰인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화요약·번역 기능도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삼성전자 모바일을 연동하는 것으로 경쟁사인 LG전자와 달리 구현할 수 있는 특징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LG전자(066570)도 최근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출시해 신제품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제품 간 가격 차이는 있다. 삼성 제품의 출고가가 399만9000원인 반면 LG시그니처 출하가는 690만원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 제품과 비교할 만한 보급형 제품을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399만원이 적은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AI기능까지 합리적인 가격에서 경험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게 미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라인을 포함한 제품 추가 라인업을 검토 중이다.
또 “미국에 이번달 출시하며 오는 2분기 내 전 세계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국내의 경우 아직 건조기 보급률이 30%에 불과해 제품경쟁력을 토대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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