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민주당 선대위 합류…“친문·친명 이런 말들, 스스로 내버리자”
“공천 둘러싼 갈등 깊어져 안타까움 커”
“모든 것 떨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작은 차이 내려놓고 국민 생각만 해야”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합류를 11일 공식화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참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국무총리직을 마치면서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을 멈춘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정치를 하는 30여 년 동안 추구해 왔던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의 정치’를 구현하지 못한 책임과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그러나 저는 오늘 선대위에 합류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한때 정치를 떠났던 제가, 다시 당에 돌아온 이유는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능력·무책임·무비전, 3무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입법부라는 최후의 보루를 반드시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유가 무엇이든, 제가 국민 여러분께 드렸던 말씀을 지키지 못하고,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시장에 나가보면, 우리 서민들의 한숨이 참으로 깊다”며 “물가는 오르고, 내수는 부진하고, 투자는 줄어들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이 무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재정지출을 줄이고, 나라의 미래인 R&D 예산까지 삭감했다”며 “보수정부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민생에 무능한 검찰공화국에 불과했다. 입법부의 주도권조차 정부 여당에 넘겨주게 된다면, 우리 국민은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총선의 의미는 분명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심판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독선과 독주, 퇴행을 견제할 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에서 휘청이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대처, 산업구조 대전환, 수도권집중과 지방소멸 대응, 기후위기 극복, 국민통합 등, 우리 앞에 산적한 국가적 과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당장 경제와 민생부터 살려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복원돼야 하고, 먼저 민주당이 굳게 서야 한다”며 “민주당이 의회권력을 통해서 무능한 정부를 견제하고 견인하며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돌보고, 미래를 준비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김 전 총리는 “제가 선대위 합류에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은 우리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매서운 평가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원하시는 국민들이 우리 민주당에는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계셨다. 무엇보다 공천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컸다”고 했다.
그는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공천 원칙이 잘 지켜졌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정이야 어쨌든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께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따뜻한 통합의 메시지가 부족한 것도 아쉬웠다. 저도 민주당의 한 구성원으로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선거가 눈 앞에 왔다”며 “모든 것을 떨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상처를 보듬고 통합과 연대의 정신으로 국민만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친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 내버리자. 우리는 다 민주당”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막고, 국민을 지켜야 하는 사명이 지금 우리 민주당에게 있다. 작은 차이와 다름을 내려놓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무엇을 원하시는지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총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어떠한 기득권도 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선배, 당원 동지들이 땀과 눈물로 이루어 낸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제가 선대위에 합류한다면, 당의 화합과 통합을 해치고 총선 승리에 역행하는 일은 결단코 막아낼 것”이라며 “저부터 반성하고 돌아보겠다.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더 유능한 야당이 될 수 있을지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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