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그 자체' KIA 크로우, 벌써 154㎞-KKKK! '최원준 홈런-김태군 쐐기타' 한화에 3-0 승리 [대전 현장리뷰]

대전=안호근 기자 2024. 3. 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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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윌 크로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윌 크로우(오른쪽)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투구를 마치고 나성범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등판으로 기대를 모은 한화와 KIA 타이거즈의 2연전. 류현진 등판에 하루 앞서 KIA 새 외인 투수 윌 크로우(30)가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크로우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 40구를 던져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KIA는 3-0으로 이겼다. 시범경기 전적은 2승 1패, 한화는 1승 2패를 기록했다.

크로우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선발로 풀타임 활약 경험도 있는 투수다. 큰 기대 속 KIA 유니폼을 입었고 스프링캠프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고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이우성(1루수)로 나섰다. 선발 투수는 크로우다.

한화 출신으로 정식 감독이 된 후 처음 대전을 찾은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내 기분은 똑같은데 상대 팀에선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선수 때 같이 했던 분들이 아직도 계신다"며 경기 전 옛 동료 류현진도 만난 그는 "잘 돌아왔다고 말해줬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오른쪽)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를 앞두고 류현진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를 앞두고 최원호 감독에게 인사를 나누기 위해 최원호 감독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날 타순에 대해선 "당분간은 이런 타순으로 가다가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해 필요한 상황이 되면 한 두 명 정도만 바꿀까 싶다"며 "지금으로선 크게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빠른 선수들을 앞에 배치하는 게 팀에도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형우의 6번 배치에 대해서도 "형우 6번, 성범이 4번이 작년부터 느꼈을 때도 팀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형으로 밑으로 내리는 게 부담도 덜 할 것이다. 또 뒤에 타율이 좋은 선빈이를 둬서 투수들이 형우와 더 승부를 벌이게끔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체크해보는 단계이긴 하지만 마음 속엔 어느 정도 정해놓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한화는 정은원(좌익수)-문현빈(2루수)-안치홍(1루수)-노시환(3루수)-임종찬(우익수)-이진영(중견수)-하주석(유격수)-박상언(포수)-최인호(지명타자)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펠릭스 페냐.

최 감독은 "(채)은성이는 오늘 하루 쉬어야 될 것 같아서 뺐고 요나단 페라자는 어제 스윙하다가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와서 뺐다"며 "그런데 자기가 왜 빠졌냐며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도 이미 정한 거라 바꿀 수 없어 후반에 한 타석 정도 나서고 내일 다시 스타팅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페라자 대신 기회를 얻은 건 임종찬이다. 최 감독은 "퓨처스에서 이대진 감독이 타격 컨디션이 좋다고 했다. 어제도 두 타석에 나섰는데 타격 파트에서도 좋아보인다고 했다"며 "오늘 페라자가 쉬어가는 대신 임종찬을 한 번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윌 크로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호수비를 펼친 동료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윌 크로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외야 경쟁도 치열하다. 내야수에서 변신한 정은원과 페라자 등이 자리를 옮겨가며 나서고 있다. 최 감독은 "일단은 레프트에 은원이하고 (최)인호하고 거기서 1번 타자까지 정하려고 한다"며 "페라자는 라이트로 나갔을 땐 센터에 이진영이 나설 것이다. (김)강민이는 특수한 경기에서 한 번씩 나가야지 매일 나가면 전반기 내에 (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페라자를 중견수로 내보내면 우익수엔 김태연이나 오늘 나오는 임종찬 등에서 내보낼 계획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크로우의 압도적 투구에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에서 춤을 췄다. 더할 나위 없는 투구였다. 4이닝을 단 40구로 막았다. 단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용치 않는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두 가지 종료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크로우는 최고 시속 154㎞의 포심을16구, 152㎞의 투심을 9구 뿌렸다. 커터(평균 구속 142㎞)와 체인지업(평균 구속 138㎞)은 5구씩, 슬라이더(평균 구속 141㎞)는 3루, 커브(평균 구속 134㎞)는 2구를 뿌렸다. 40구 중 스트라이크 존으로 향한 건 70%에 가까운 27구에 달했다.

1회 정은원과 문현빈에게 강한 속구로 상대하며 2루수 땅볼, 1루수 땅볼로 잡아낸 크로우는 안치홍에게 3구 삼진을 기록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이번엔 결정구로는 슬라이더를 택했다.

2회에도 노시환을 2루 땅볼로 돌려세운 크로우는 임종찬과 이진영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각각 결정구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3회에도 강력한 속구를 바탕으로 하주석과 박상언을 땅볼 처리했고 최인호는 147㎞ 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4회에도 등판한 크로우는 정은원과 문현빈, 안치홍을 차례로 연속 1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로 맞춰 잡았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윌 크로우(왼쪽)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투구를 마치고 제임스 네일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KIA와 계약을 한 크로우는 2017 MLB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됐던 유망주였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2021년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돼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성적은 26경기(25선발) 4승 8패 평균자책점(ERA) 5.48, 116⅔이닝 111탈삼진. 이후엔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통산 94경기(29선발) 10승 21패 ERA 5.30, 210⅔이닝 196탈삼진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75경기(선발 59경기) 21승 16패 ERA 4.01, 321⅓이닝 274탈삼진으로 선발 투수로서 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1선발 기대감을 받은 크로우는 빠른 공이 주무기지만 이날 투구를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의 변화구도 뛰어나다는 걸 증명했다. 영입 당시 심재학 단장은 "크로우는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 투수로,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이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 구속이 벌써 154㎞나 찍혔다. 삼진을 잡아낸 공이 다양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슬라이더도 상황에 따라 기본적인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모두 던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 반가운 건 투구수다. 제구와 속구의 무브먼트 등을 바탕으로 한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 가능한 결과다. 이날 잡아낸 12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집으로 잡아낸 4개를 제외한 8개가 모두 땅볼이었다. 이닝이터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준다.

한화 이글스 투수 펠릭스 페냐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최원준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1회초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는 다소 아쉬웠다. 1회초 2번 타자 최원준에게 던진 시속 147㎞ 높은 속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2회엔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주고 폭투와 김태군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 실점을 했다. 3,4회는 삼진 하나씩을 보태며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있었다. 5회에도 등판한 페냐는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선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한승혁에게 공을 넘겼다.

페냐는 4⅓이닝 동안 72구를 뿌리며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9㎞, 평균 구속은 146㎞였다. 체인지업(평균 134㎞)은 25구, 슬라이더(평균 128㎞)는 13구를 던졌고 72구 중 스트라이크는 42구였다.

KIA에선 크로우가 물러난 뒤 윤중현-김대유-박준표-최지민이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을 깔끔히 막아냈다.

한화도 페냐 이후로는 한승혁(1⅔이닝)-김규연-이민우(이상 1이닝)가 차례로 등판해 무실점 투구 릴레이를 펼쳤다. 9회 등판한 주현상이 박민에게 중전안타, 박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추가 1실점했다. 주현상은 김호령과 김규성, 이창진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2일 한화는 류현진의 등판이 예고돼 있다. 이날 평일임에도 280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는데,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12일엔 지난 주말 2연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매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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