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다방업주 2명 살해’ 이영복 첫 재판…“강간 혐의는 부인”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 다방에서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영복이 지난 1월 6일 새벽 경기 고양시 일산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혼자 일하던 여성 다방 업주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복(57)이 첫 재판에서 대체적인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검찰이 적용한 강간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희수)는 이날 이영복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이영복은 민트색 수의를 입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법정에 들어섰다.

이영복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한다”면서도 “강간 사실은 부인한다”고 답했다. 이영복도 “변호인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영복 측은 또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에 대해 증거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들은 “돈만 뺏으면 됐지, 굳이 사람까지 죽여야 했느냐” “인간쓰레기다” “사람을 두 명이나 죽인 X이 무슨 변호사를 선임하냐”고 분노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영복은 지난해 12월 30일 고양시 일산 서구의 한 다방에서 다방 업주 A(64)씨를 무차별 폭행한 뒤 살해한 후, A씨가 가지고 있던 현금 33만5000원을 들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1월 5일 B(66)씨가 운영하는 양주시 한 다방에서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한 후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B씨의 현금 39만6000원을 가져간 혐의도 받고 있다. 이영복은 범행 후 도주행각을 이어오다가 지난 1월 5일 강원 강릉에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이영복이 지난해 11월 12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 일용직으로 일하다 수중에 돈이 떨어지자, 금품을 노리고 여성이 운영하는 다방에 손님으로 들어가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 보완 수사를 통해 이영복이 B씨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을 확인하고, 성폭력 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혐의를 추가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