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에 돈 받고 시험문제 낸 교사… '카르텔' 56명 적발

감사원이 11일 유명 학원 강사에게 약 6억6000만원을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을 제작·공급한 고등학교 교사 등 56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22년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사진=뉴시스

유명 학원 강사에게 약 6억6000만원을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을 제작·공급한 고등학교 교사 등 56명에 대해 감사원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11일 "교원과 사교육 업체 간 문항 거래 등 유착에 따른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공교육의 신뢰성 회복과 교원의 복무 기강 확립을 목표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며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관계자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교 교사 A씨는 수능과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다수 참여하던 2019년 B사 교육업체와 유명 학원강사 C씨에게 수능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을 제작·공급했다. 이후 A씨는 수능·모의평가 출제 합숙 중 알게 된 출제위원 경력 교사 8명을 포섭했고 문항 공급조직을 구성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까지 총 2000여개의 문항을 통해 약 6억6000만원을 수수했다. 이밖에도 교사 D씨는 배우자와 공모해 출판업체를 운영하거나 대학교수 E씨는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위촉되자 자신이 감수한 특정 지문을 무단으로 출제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존재했다.

감사원은 "교원과 사교육업체의 문항 거래가 금전적 이익을 이유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수사 요청 대상뿐 아니라 문항 거래를 통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되는 다수 교원에 대해서도 감사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엄중히 책임을 묻는 등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희인 기자 acnes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