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포스코 계열사서 노동자 370명 병원 진료…화학물질 유출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에서 노동자 수백명이 화학물질에 노출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노동자와 관련 단체들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은 11일 여수고용노동지청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류션에서 발생한 수산화리튬 유출 사고와 관련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 있는 포스코필바라에서는 지난주 수산화리튬이 유출됐다. 포스코홀딩스와 리튬광석 공급업체인 호주 필바라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이 회사는 이차전지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수산화리튬은 사람과 접촉 시 피부와 호흡기에 이상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회사와 노동조합의 설명을 종합하면 해당 공장에서는 지난 6일 오전 공장 가동 과정에서 50∼100㎏ 사이로 추정되는 수산화리튬이 분말 형태로 유출됐다.
사고는 제품 이송 배관을 연결하는 실리콘 재질 튜브가 찢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수산화리튬으로 인해 인근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80여명이 호흡기 이상을 호소,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병원 진료를 받는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 7일 20여명이 병원을 찾았고 지난 9일에도 170여명이 호흡기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 진료를 받았다. 다행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증상을 보인 노동자는 아직 없다.
포스코필바라 측은 “처음 유출된 수산화리튬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강한 바람 등으로 수산화리튬이 흩날리면서 노동자들이 추가 피해를 호소한 것”이라면서 “이상을 느끼는 노동자들에게 병원 진료를 받도록 했다.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동자들에게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으며 회사와 고용노동부가 소극적인 행정으로 문제를 키웠다”면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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