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혜숙 탈당…"이재명, 낙천자 조롱하고 상처에 소금"

"李와 '불출마' 한동훈, 누가 더 혁신적?…공천혁신? 계양을도 신진에 양보해야"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3선 중진 전혜숙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공천 배제에 대한 반발과 함께,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낙천자들에 대해 "혁신 대상으로 낙인찍고 소금을 뿌렸다"는 것이 그가 밝힌 탈당 이유다.

전 의원은 1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저를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이 경선에서 패했다"며 "낙선자 그 누구도 당에 대한 원망도 없었고 민주당에 남아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의견을 낸 분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의원들을 향해 이재명 대표는 위로의 말은커녕 혁신 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했다"고 했다.

이는 이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지를 치고 낡은 껍질을 벗겨 내야 국민의 심판대에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다", "이제 민주당은 할 일 앞에 미적대는 그런 과거의 민주당이 아니다. 일머리를 알고, 추진력이 강한, 검증되고 유능한 일꾼들로 완전히 진용을 새로 갖췄다"라고 하는 등 연일 민주당 공천을 "공천 혁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전 의원은 "동지들의 상처에 이재명 대표는 소금을 뿌렸다"며 "척결 대상을 처리한 칼자루 쥔 자의 포효로 들린다. 이게 과연 당 대표로서 지도자가 할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의 저의 역할이 다한 것 같다"고 탈당의 변을 밝히며 "저는 이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된 후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에 돌입했을때 같이 동조단식도 하고 밤새 함께 마음아파하기도 했다. 저는 우리가 함께 투쟁하는 동지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비명 척결 대상일 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철학과 가치, 동지애가 안 보인다. 특정인의 방탄과 특정세력의 호위만 남아 있다"며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곳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는 계양을 출마와 법원 출두로 바쁜데도 총선 지휘까지 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작했다. 중도층 국민들 보기에 누가 더 혁신적으로 보일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도층에 있는 국민들은 누구에게 진정성이 있는가를 본다. 지도자의 자기혁신이 '공천 혁명'보다 더 국민에게 공감받을 수 있지 않느냐"며 "이 대표도 현역 의원이다. 그 논리라면 계양을도 신진에게 양보해야 '현역 물갈이', '공천 혁신'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나아가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자기혁신으로 무엇을 버렸느냐"며 "'민주당 공천 혁신' 자랑하시는테, 이 대표는 총선 결과에 책임질 자세는 되어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저도 3선 국회의원 하는 동안 공천관리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했고 공천과정을 숱하게 경험했지만, 경선후보를 가르는 과정에서 투표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반영하려는 의심이 드는 여론조사 등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이렇게 많이 진행된 것은 처음"이라며 경선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지난 6일 발표된 경선 결과 친명계 원외 인사인 이정헌 전 JTBC 앵커에게 패배했다. 전 의원은 비명계로 친이낙연계로 분류된다.

전 의원의 탈당은 공천 배체 또는 '하위 20%' 통보에 반발한 사례로 김영주·이수진·박영순·설훈·이상헌·홍영표 의원에 이어 7번째다. 공천 국면이 시작되기 전 탈당한 이상민·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까지 합치면 11명째가 된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11일 탈당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