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전문가가 분석한 ‘한동훈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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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민중은 추상적인 것에 대해서는 잘못 판단할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가졌다"고 했다.
로마 철학자이자 정치가 키케로는 "민중만큼 불확실하고 여론만큼 우매하며 정치가만큼 거짓된 것은 없다"고 했고, 그와 경쟁했던 카이사르는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현실만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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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민중은 추상적인 것에 대해서는 잘못 판단할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가졌다”고 했다. 로마 철학자이자 정치가 키케로는 “민중만큼 불확실하고 여론만큼 우매하며 정치가만큼 거짓된 것은 없다”고 했고, 그와 경쟁했던 카이사르는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현실만 본다”고 했다.
셋의 의견을 종합하면, 총성 없는 내전이리만큼 격렬하게 진영으로 갈린 2024년 대한민국 정치판은 서로가 상대방을 향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외눈박이 물고기’라고 비난하지만, 정치가 탄생한 이래 인류사회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본성이구나’ 싶으니 그럴 것을 전제로 ‘구체적인 형태로 제시하는’ 총선전략을 구사해야 하지 않을까?
세월이 흐른 만큼 세상이 변하므로 세대 간 모든 인식의 차이는 필연적이다. ‘정치 윤리적 소비자 행동, 소셜 미디어 전략, 마케팅 콘텐츠 전략 연구가 심규진 교수(스페인)의 『73년생 한동훈』은 그 인식의 차이라는 현미경, 망원경으로 한국의 정치와 사회를 들여다보았다. 조남주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남녀 성차별에 대한 세대 간 인식의 차이를 다뤘던 것처럼.
수학책도 경전(經典)도 한 권의 책 안에 담긴 내용이 100% 다 맞는 말이기는 어렵다. 『73년생 한동훈』 역시 마찬가지나 정치고관여층이 반면교사로, 균형을 갖춘 합리적 진보나 보수의 길을 모색하는 데, 당장 4.10 총선에서 이기는 전략을 짜는 데 필요한 현상 분석을 상당하게 담고 있다. ‘안티 한동훈’이 책 제목만 보고서 ‘읽을 가치도 없는 책’이라 성급히 판단할 책은 아닌 것이다.
물론, 『로마인 이야기』 저자 시오노나나미가 카이사르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던 것처럼 저자의 ‘한동훈 편애’가 종종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혹시 ‘73년생 심규진’인가? 어쨌든 ‘한동훈’이란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은 이 서평마저 가자미눈을 뜨고서 ‘경칩에 청개구리 웃는 소리냐’며 책은 쳐다볼 생각도 안 할 것이다. 이기지 못하리.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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