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로 알츠하이머·암 해법 찾는다

윤선영 2024. 3. 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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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잭슨랩과 AI모델 개발 협력
'엑사원' 유전적 특성연구 학습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이 미국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잭슨랩 사무실에서 신약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는 계약을 체결하고 . 박용민(왼쪽부터) LG AI연구원 헬스케어 사업 담당, 이화영 LG AI연구원 사업개발 유닛장,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 론 카돈 잭슨랩 CEO, 폴 플리첵 잭슨랩 CDO, 찰스 리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 잭슨랩 제공

LG가 알츠하이머와 암 등 난치병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 자체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을 투입한다. 세계적인 유전체(게놈)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JAX)과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지난해 12월 관련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양사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은 유전자, 인간 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원인 규명과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과 제약회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양사는 LG의 생성형 AI '엑사원'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 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잭슨랩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실험용 쥐를 직접 설계 및 생산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에도 잭슨랩의 유전자 변이 쥐가 사용된 바 있다.

이 업체는 알츠하이머, 암 등 질병과 관련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양의 연구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LG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비싸고 특수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 그리고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대화형 생성 AI 모델을 각각 만든다.

양사는 AI가 암 분야에서 신약의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개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양사가 협업해 개발한 AI 모델들이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한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론 카돈 잭슨랩 CEO(최고경영자)는 "AI와 유전체학이라는 양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강점을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찰스 리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은 "LG AI연구원과 알츠하이머와 암 등 질병을 예측하고 신약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AI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번 협업이 개인 맞춤형 의학 시대를 실현하는 데 한층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AI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며 "특히 LG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며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LG는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자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등 바이오의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LG AI연구원은 2022년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 예측 AI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신약·신소재·신물질 개발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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