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태극마크'에도 덤덤했던 울산 간판 공격수 주민규..."오늘 소식과 무관하게 내일 경기 잘 치르겠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울산 HD 간판 공격수 주민규가 그토록 바라던 한국 축구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11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2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9시 30분 라자망갈라 스타디움) 태국과 2연전에 나설 명단을 공개했다. 울산 공격수 주민규는 33세 나이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민규는 울산 홍명보 감독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황선홍 임시 감독이 선택을 받았다. 주민규는 현재 K리그 최고 공격수다. 2021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22골을 터트리며 생애 처음으로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2022시즌 17골로 조규성(당시 전북 현대)과 같은 골을 기록했지만, 출전 시간이 많아 2위에 머물렀다. 2023시즌 맹수 본능을 드러내며 17골로 두 시즌 만에 득점왕 탈환에 성공했다. 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2022, 2023시즌 K리그1 2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런 맹활약에도 주민규는 A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그는 2023년 대표팀 탈락에 관해 “솔직히 기대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기대도 했고 실망도 했지만, 거기에 안주하거나 취할 시간이 없었다. 마음을 다잡는 게 중요했다. 내가 굉장히 행복하게 사랑 받는 선수라는 걸 느꼈다.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홍명보 감독님이 지시하는 부분을 잘 이행, 팀에 녹아들면 밖에서 보는 시선도 좋아질 것이다. 우리 울산에 집중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벼르고 벼른 주민규는 2024시즌을 시작하자마자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 2월 반포레 고후와 16강 1차전에서 멀티골과 2차전에서 종료 직전 쐐기포로 총 세 골을 작렬, 울산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올려놓았다. 동계 훈련 기간 체지방을 감량하면서 스피드와 활동량을 올렸고, 홍명보 감독 전술을 완벽히 이해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K리그1 우승컵과 득점왕 타이틀을 양손에 거머쥔 주민규는 지난 시즌에도 본인의 진가를 뽐냈다. 2023시즌 총 슈팅 69회 중 35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 K리그1 센터 포워드 중 가장 높은 유효 슈팅 전환률을 보여줬다. 나아가 지난 시즌 51개의 그라운드 경합(국내 선수 최다)을 성공하며 전방에서 울산의 원활한 공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개막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도 그라운드 경합 3회 성공(100% 성공), 공중볼 경합 8회 성공으로 양 팀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은 11일 전북과 ACL 8강 2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충분히 뽑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한 번 정도는 대표팀에 들어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지난 시즌에 이어 계속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주민규의 노력과 진심이 통했다. 그는 “오늘 소식과 무관하게 내일 경기를 잘 치르겠다”라며 침착한 모습으로 소감을 전했다. 울산은 주민규를 포함해 김영권, 조현우, 엄원상, 설영우, 이명재가 함께 A대표팀에 포함됐다.
여기에 더불어 동시간 대에 발표된 올림픽 축구대표팀 3월 서아시아 축구 연맹(W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소집 명단에도 울산 소속의 이재욱과 장시영이 이름을 올렸다. 오늘 울산은 A대표팀 여섯 명, 올림픽 대표팀 두 명을 배출하며 ‘K리그1 챔피언’의 위용을 뽐냈다.
울산은 내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전북을 상대로 '2023-2024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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