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번의 금요일'·'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출간

신재우 기자 2024. 3. 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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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피해자권리센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록집
[서울=뉴시스]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 간담회(사진=온다프레스 제공) 2024.03.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책에는 '공식 기록집'이라고 적혀있지만 이건 우리 가족들의 삶입니다."

11일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공식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과 생존자와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출간 기자 간담회을 개최했다. 두 책에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 62명과 시민 55명 등 총 117명을 인터뷰한 내용과 세월호 참사를 곁에서 겪은 20대 후반의 생존자와 희생자의 형제자매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양의 아버지 김종기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무엇을 위해 10년 동안 활동해왔는지를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이번 기록집은 "단순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아닌 지난 10년간의 삶"이라고 말했다.

참사가 일어나고 처음 유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후 집회, 연극,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 과정을 모두 담은 책에 대해 그는 "자화자찬 일색의 백서가 아니라 10년간 왜 이런 일을 해올 수밖에 없었는지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 간담회(사진=온다프레스 제공) 2024.03.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기록집을 위해서는 앞서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등을 함께 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힘을 보탰다.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모아 정리하고 책으로 구성하기 위해 강곤, 유해정, 박희정 등 총 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작가기록단의 강곤 작가는 "(이번 작업이) 인권 기록 활동과 한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는 건 명확해 보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해 읽어볼 수 있도록 연대기 순이 아니라 키워드를 중심으로 총 12개의 목차를 구성하고 유가족들의 공간, 주체, 사연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해정 작가는 "솔직하고 객관적인 백서를 써달라는 유가족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그리고 재난 참사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들이 너무 많은데 그 피해자들이 겪어야 하는 수많은 여정 속에서 하나의 참고점이 됐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 갈등, 흔들림을 다 경험하게 될 텐데 다른 재난 참사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해주셨다"며 집필 과정을 설명했다.

기록집을 완성하면서 고민도 존재했다. 특히 책 속 '갈등' 편에는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사건은 물론 정부의 배보상금을 둘러싼 조직 내 분열 등을 솔직하게 다루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우리가 살아온 삶을 거짓으로 쓸 수는 없었다"며 "지난 10년간 싸워올 수 있었던 것은 같이 싸웠던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 과장이 포장되고 미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평가는 오롯이 읽는 시민들이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원고 상준군의 어머니 강지은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쓰지 말자는 편이었다. 그 당시는 아픈 측면이 많았기 때문에 안 썼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며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왜 그렇게 했는지,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을 한 사람과 안한 사람은 이후 어떤 삶으로 표현되는지가 다른 재난과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알아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시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갈등도 표현했던 것 같아요."

책을 통해 10년을 돌아봤지만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맺음 되지 못했다. 강씨는 특히 "4·16생명안전공원 설립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금요일에 돌아오렴'이라고 했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추모하고 애도할 시설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 특히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10년간 하고자 했던 건 오늘의 국민이 내일의 희생자가 되고 유가족이 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입니다. 이번 책도 단순히 기록집이 아닌 가족들이 염원하는 안전한 사회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세요."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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