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공의 블랙리스트 문건' 온라인 사이트 압수수색

박혜민 2024. 3. 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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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명의로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을 작성하라는 문서가 온라인에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오늘(11일) 강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강제수사를 통해 '의협 문건'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예정"이라며 "의협 관련 게시글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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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사 착수…'사직 전 자료 삭제' 글 작성자도 소환조사
서울청장 "전공의 투쟁지침 또는 지원, 업무방해 혐의 성립"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서 전공의 블랙리스트 관련 고발인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9 / 사진=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명의로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을 작성하라는 문서가 온라인에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오늘(11일) 강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해당 글이 게재된 온라인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강제수사를 통해 '의협 문건'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예정"이라며 "의협 관련 게시글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시인사이드에는 지난 7일 '의협 내부 문건'이라며 의협 회장의 직인과 함께 '지침사항'이 적힌 문건이 올라왔습니다. 지침에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 '유포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텔레그램을 통해 개별 고지하므로 참조 바람'이라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를 두고 의협이 이른바 '전공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의협 측은 해당 문건이 명백한 허위이고 의협 회장의 직인이 위조됐다고 주장하며, 글 게시자를 사문서위조와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에 게시되도록 범죄 행위를 교사했다며, 의협과 비대위 관계자들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조 청장은 아직 전공의들은 수사 선상에 올라가 있지 않다면서 "일단 고발된 의협 관계자 5명을 중심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의협 관계자 수사와 관련해선 "투쟁 지침을 내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전공의 집단행동을) 지원한 경우, 이런 행위를 통해 병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기에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24.3.9 / 사진=연합뉴스


의협 관계자가 SNS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을 지지·독려한 행위를 수사하는 데 대해선 "고발이 있었기에 단순히 개인적인 것인지 아니면 지침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를 포함해 글 성격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라며 "사실관계 확정을 먼저 하고 나서 이를 토대로 법리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 채용 지원 등의 행위도 업무방해에 해당하느냐는 질의에는 "된다, 안 된다를 떠나서 법리적으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조 청장은 의협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묻자 "아직 5명 중 2명만 조사했고 비대위원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출석하기 전이라 그런 가능성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또 의협 관계자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이 구속영장 청구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지시받은 적도, 한 적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을 의료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작성자를 그제(9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해당 작성자는 서울 소재 병원 의사로 알려졌습니다. 조 청장은 "피의자가 대체로 본인이 작성한 게 맞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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