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자녀 다닐 자율형 공립고 설립 추진
지방교육청 신청받아 기존 학교 중에서 지정
전국구 단위 선발…2026년부터 신입생 모집
군인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자율형 공립고등학교가 만들어진다.
국방부는 11일 군인 자녀 자율형 공립고를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교육부와 체결한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청의 신청을 받아 기존 학교 중에서 선정할 계획이며 2026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형 공립고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교육부의 예산을 투입해 자율적이고 탄력적인 교육 과정을 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일반적인 자율형 공립고는 학교가 소재한 광역지방자치단체 거주자를 학생으로 선발하지만 군인 자녀 학교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군인 자녀를 전국 단위에서 모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학교 소재지나 거주지와 무관하게 선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때문에 군인 자녀 학교는 기숙 시설이 구비된 곳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군인 자녀만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일정 비율로 일반 학생도 모집한다. 다만 총 몇 개의 군인 자녀 학교가 지정될지, 일반 학생들과의 비율은 어떻게 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군인 자녀 학교는 직업군인 특성상 이사가 잦아 자녀 교육에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구상됐다. 직업군인은 전체의 절반 가량이 읍·면 단위에서 근무하고, 복무 중 10회 이상 이사한 경험을 가진 경우가 79%에 달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군인은 25%다. 2023~2027 군인복지기본계획 실태 조사에서도 군인의 복지가 가장 필요한 분야로 주거환경(40.5%)에 이어 자녀교육(24.6%)이 두 번째로 높았다.
국방부는 군인 자녀 자율형 공립고의 모델로 사립고인 한민고등학교를 제시했다. 경기 파주에 위치한 기숙형 사립학교인 한민고는 군인 자녀와 경기도 거주자가 7:3의 비율로 입학한다. 한민학원 이사장이 학교장을 공모해 임용하고 교원도 학교 법인이 직접 심사해 선발한다. 일부 교사들은 기숙사에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한다. 교원의 질이 높아 대학 입시 성과도 탁월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군인 자녀 학교가 선정되면 이런 장점을 그대로 적용할 예정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군인 자녀에게 가장 큰 어려움인 열악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려는 국방부의 의지, 교육부의 자율형 공립고 정책의 취지가 부합했다”며 “군인 자녀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안정적인 교육지원을 위해 교육부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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