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p 차이' 포르투갈 총선서 중도우파 1당…극우 정당이 '캐스팅보트'

박재하 기자 2024. 3. 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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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총선에서 중도우파 연합 민주동맹(AD)이 접전 끝에 가까스로 집권 여당인 중도 좌파 사회당을 누르고 1당을 차지했다.

특히 양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이로써 AD는 의회 전체 230석 중 79석을, 사회당은 77석을 차지했지만 양당 모두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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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사회당, 근소한 차이로 2당…9년만의 정권교체
돌풍 일으킨 극우 '셰가'…18% 득표로 존재감 과시
1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한 중도우파 연합 민주동맹(AD)을 주도한 사회민주당(ASD)의 루이스 몬테네그로 대표가 리스본에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24.03.1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포르투갈 총선에서 중도우파 연합 민주동맹(AD)이 접전 끝에 가까스로 집권 여당인 중도 좌파 사회당을 누르고 1당을 차지했다.

특히 양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99% 개표 결과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PSD)이 이끄는 AD가 29.54%를 득표해 제1당에 올랐다.

2015년부터 집권했단 사회당은 28.66%라는 근소한 차이로 2당에 올라 9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양당 득표율 차이는 1%도 안됐다.

이로써 AD는 의회 전체 230석 중 79석을, 사회당은 77석을 차지했지만 양당 모두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1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3당을 차지한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Chega)의 안드레 벤투라 대표가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3.1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이런 가운데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Chega)는 2022년 득표율의 2배를 넘는 18.05%로 48석을 차지, 제3당에 등극했다.

이처럼 양당이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어느 쪽과 연합하든 연정 구성에 필요한 의석수를 보유한 셰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이에 안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는 "포르투갈 국민은 보수당에 과반수를 줬고 우리가 정부를 구성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AD 측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루이스 몬테네그로 ASD 대표는 셰가와 연합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해 왔으며 최근에도 "안 된다면 안 된다"라고 강력한 입장을 밝히기도 해 실제로 AD와 셰가가 손을 잡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몬테네그로 대표가 셰가의 손을 섣불리 잡지 않는 이유로는 셰가의 극단주의적인 공약 때문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총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2당에 오른 집권 여당 사회당의 페드로 누노 사무총장이 머리를 짚고 있다. 2024.03.1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셰가는 그동안 포르투갈의 경제 침체를 이민자들 탓으로 돌리는 등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정책을 남발해 온 바 있다.

이때문에 WP는 AD가 쉽게 셰가와 연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몬테네그로 대표 역시 셰가의 강경 노선을 일부 모방하기 시작했다"라며 양당이 연합할 여지는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 사회당은 AD가 이끄는 소수 정부도 존중하겠다며 셰가가 참여하는 우파 연합을 견제해 왔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지난해 극우 정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네덜란드는 물론,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헝가리 등에서도 극우 바람이 불면서 오는 6월 치러지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투표하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각국의 극우 정당들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총선은 2015년부터 정부를 이끈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지난해 11월 참모진의 부패 스캔들로 사임하면서 조기에 치러지게 됐다.

이때문에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의 성격과 함께 수십 년간 이어진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피로감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WP는 짚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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