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업주 2명 살해' 이영복, 성폭행 부인…유족 "돈만 뺏지 왜"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 있는 다방에서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복(57). 사진은 이영복이 지난 1월 6일 고양시 일산서부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사진=뉴스1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 있는 다방에서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연달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복(57)이 강간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희수)는 이날 강도살인,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씨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고개를 숙인 채 재판받았다. 이씨의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냐"는 재판부 질문에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지만, 강간 사실은 부인한다"고 답했다. 이씨는 "변호인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씨 측은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대해 '증거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유족들은 "돈만 뺏으면 됐지, 굳이 사람까지 죽여야 했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거 조사를 위한 속행 공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한다.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사진제공=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이씨는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고양시 한 다방에서 업주 A씨(60대)를 목 졸라 살해하고 현금 33만5000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월 5일에는 양주시 한 다방에서 업주 B씨(60대)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살해하고 현금 39만6000원을 훔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돈이 없자 금품을 노리고 손님인 척 다방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스로 약하다고 느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술만 마시면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범행(살인)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1월 10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씨의 이름과 얼굴 등을 공개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이씨가 B씨를 상대로 성폭행까지 시도한 사실을 밝혀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살해된 B씨의 시신과 옷에서는 이씨와 동일한 유전자형이 검출됐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