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로봇·현대차 반도체… 신사업 맞춰 이사 영입

장우진 2024. 3. 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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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로봇전문가 선임안건 올려
관료출신 벗어나 차별화 움직임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에 앞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컴패니언 '볼리'를 깜짝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HD현대 등 일부 대기업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로보틱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과 관련한 이사진을 선임해 관심을 끈다. 다수의 대기업들이 여전히 전직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의 차별화 된 움직임은 그만큼 차세대 주력 사업을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수원컨벤션선터에서 주총을 열고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와 유명희 전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를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 중 조 교수는 로봇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제어계측공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미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연구소 방문연구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 이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네이버 소프트웨어 교육 자문위원,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삼성전자는 작년 초 국내 로봇플랫폼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83%를 약 870억원에 사들여 현재 2대 주주로 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노란 공 모양의 AI 반려로봇 '볼리'를 공개해 화제가 됐으며, 지난 7일엔 이재용 회장이 수원 디지털시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볼리의 깜짝 시연이 이뤄지는 등 로보틱스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신임 사외이사에 손현철 연세대 공과대 교수와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를 각각 선임하기로 했다. 이 중 손 교수는 1997~2006년까지 10여년간 SK그룹 편입 이전의 하이닉스반도체에서 기술연구원으로 지낸 경험이 있으며, 이후 학계로 자리를 옮겨 현재 신소재공학과를 지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또 작년 말 그룹 인사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물러난 박정호 전 부회장의 빈 사내이사 자리를 안현 솔루션개발담당 부사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안 부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낸드개발기획 그룹장, 낸드새발사업전략 담당, 미래연구추진단 담당 등을 거치는 등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주총서 텐스토렌트에서 최고기술책임자(COO)로 있는 키스 위텍을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올렸다. 텐스토렌트는 캐나다 AI반도체 기업으로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으며, 작년 10월엔 삼성전자와 AI칩 생산 협업을 맺기도 했다.

위텍 후보자는 미 반도체 기업인 AMD과 사이파이브(SiFive), 테슬라 등을 거쳤으며, 현대모비스를 차량용 반도체 기술 확보를 기반으로 그룹의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전환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서 전 장관은 관료 출신인 동시에 부동산, 지역경제·개발 전문가로 최근엔 연세대 총장을 지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미 CES 2024에서 건설현장의 AI 접목을 중심으로 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해 이번 인사와 맞물린다.이 외에 한화시스템은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에서 응용수학·데이터분석을 담당하는 황형주 교수를, 효성중공업은 이성근 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미래소재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소재 전문가인 곽승엽 서울대 공과대 교수를 추천했으며 곽 교수는 서울대 섬유공학 학사, 미 애크런대 대학원서 고분자공학과 석·박사를 받아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국가연구협의체 서울대 소재·부품·장비 협의체 사업단장을 겸하고 있다.

한편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30대 그룹 계열사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업이 신규 추천한 사외이사 103명 중 41명(39.8%)은 전직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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