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Z세대 재테크’로 떠오른 금…서학개미, 금·채굴주 ETF 매매 저울질
부동산·증시 그림자 커지자
中 젊은 층 ‘투자겸용 매수’
인민은행도 16개월 연속 매입
뉴욕증시 금·채굴 ETF도 반등
일각선 “단기 과열 양상”지적
금 값은 이달 들어서만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2200달러 돌파를 앞둔 상태다. 상품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한달 새 금 값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중국 투자 수요 증가에 주목한다.
이날을 기준으로 금 값은 이달 들어 6% 넘게 올라 뉴욕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같은 기간 약 0.5% 오르고 나스닥100 지수가 0.1%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달 들어 유독 금 값이 급등한 주요 배경은 중국 중앙은행 격인 인민은행 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금 매수세다.
특히 개인 투자 수요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번진 위험 자산 회의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눈에 띈다.
상품 투자 컨설팅업체인 메탈 포커스의 니코스 카발리스 이사는 “금 제품은 젊은 층 사이에서 ‘촌스럽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요즘은 인기”라면서 “중국 내 다른 투자 대안이 없고 경제 사정은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가 작년 8월 이후 급락세를 이어온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금·은 제품 판매는 같은 해 7월 말 대비 23% 급증한 결과 2018년 3월 말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1월에도 스위스에서 중국(홍콩 포함)으로의 금 수출량이 약 3배 늘었다고 자체 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은 주로 스위스를 통해 금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쓰촨티안푸은행의 장 팅 연구원은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중국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전망은 매우 약하다”면서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금 같은 보수적인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 장신구 판매도 한동안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의 경우 공산당 지도부가 증시 살리기를 위해 기관·퀀트 펀드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암암리에 주식 매도를 제한하는 한편 ‘국가 대표’로 통하는 국영 기금을 동원해 자국 주식 매수에 나섰지만 미·중 갈등과 중국 내수 침체 분위기를 감안할 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시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은 수년 전부터 침체 압박이 불거진 가운데 올해 1월 초대형 개발사 헝다그룹(에버그린) 청산에 이어 오는 5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도 청산 명령 결정을 앞두고 있는 등 전망이 밝지 않다.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 목적으로 정책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예·적금 매력도 떨어졌지만 당국이 지난 2021년 부로 가상화폐(코인) 거래와 코인 채굴도 금지한 상황이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금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도 미국 달러 의존도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장기간 금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 인민은행 발표를 보면, 인민은행 금 보유고는 올해 2월에만 약 39만 온스 늘어난 경우 누적 7258만 온스(약 2257톤)를 기록했다. 16개월 연속 금 보유고를 늘린 결과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금 현물과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승세도 눈에 띈다.
맥쿼리증권의 마커스 가비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나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집계 기준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투자자들은 연준이 6월에 첫 기준 금리 인하를 결정할 확률을 57.4%로 보고 있다.
반면 코메르츠방크의 추 란 응우옌 상품 시장 책임 연구원은 “최근의 금 값 급등세는 모멘텀 매수세와 옵션 거래가 키워낸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기반이 다소 취약하다”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부분적인 하락세가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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