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도, 남자도 아닌데?" 유리천장 깨고 VC 사령탑 오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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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투자업계는 여성이 투자심사역으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데다 투자 결정권을 가진 여성 심사역은 희박하다.
여성 심사역이 적다는 것은 단순히 성비 불균형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여성들이 창업하는 패션·육아·교육 등 실생활과 밀접한 사업 아이템들이 남성 중심의 투자 문화에서는 저평가돼 사장될 수 있다는 게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도 오랜 기간 벤처투자업계에 종사하며 '투자 전문가'로 거듭난 여성 심사역들이 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에이유엠벤처스의 엄세연 대표파트너가 그 중 한명이다.
에이유엠벤처스는 스타트업 전문 로펌 최앤리 법률사무소가 2022년 말 설립한 벤처캐피탈(VC)이다. '로펌이 세운 첫 VC'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았다.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 출신인 엄세연 대표는 2014년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에서 심사역,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VC 빅베이슨캐피탈의 수석심사역을 거치며 투자 경험을 쌓았다.
엄 대표의 본래 꿈은 스타트업 창업이었다. 경제학·중국어를 전공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하지만 심사역을 거치면서 창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곁에서 지켜봤고, 좋은 투자자로서 스타트업을 돕는 것에 더욱 즐거움을 느껴 VC의 길을 택했다.
엄 대표는 "최앤리 법률사무소가 하나의 허브처럼 많은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었고 좋은 회사들이 많았다. 이들에 대한 투자 필요성에 공감해 로펌과 함께 초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에이유엠벤처스는 지난해 12월 첫 블라인드 펀드인 '에이유엠 파이오니어 1호 투자조합'를 결성했다. 프로젝트 펀드는 2개 운용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자(LP) 모집에 힘을 쏟고 있다.
신생 투자사인 만큼 아직 포트폴리오가 화려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5070세대 시니어를 위한 액티비티 플랫폼 '시놀' △전세사기를 막는 부동산 금융케어 플랫폼 '세이프홈즈' 운영사 테라파이 등에 시드투자를 했다.
엄 대표의 심사역 시절 트랙 레코드(투자 실적)는 눈에 띈다. 스트리트 문화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는 '피치스'를 발굴해 800억원 규모 기업가치로의 성장을 도왔고, 초기에 투자한 부루구루는 일명 '버터맥주'로 편의점에서 크게 흥행한 브랜드가 됐다.
투자는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는다. 사업 아이템보다는 창업자와 팀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엄 대표는 "초기 VC들 대부분 비슷하게 말하겠지만 시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창업자의 유연성과 끈기, 리더십을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이어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을 실행하고 달성하는 험난한 여정을 영리하면서도 끈기 있게 해낼 수 있는 팀은 매우 특별한 존재다. 특히 팀이 어수선할 때 이를 잘 끌고 갈 수 있는지 창업자의 리더십을 가장 많이 본다"고 덧붙였다.
엄 대표는 다른 VC와의 차이점에 대해 "우리는 젊은 조직으로서 톡톡 튀는 트렌드에 여느 투자자보다 눈과 귀가 트여 있다"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대표적인 전문가 군단인 최앤리와 파트너사들이 뒤에서 든든하게 서포트를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유엠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으면 특별한 대우를 기대해도 된다. 시드부터 프리시리즈A에 집중하고 있으며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 투자만을 위한 수십억원 단위의 프로젝트 펀드도 만든다"고 했다.
엄 대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글로벌로 향해 있다. 그는 "이스라엘처럼 국내 좋은 창업가들을 해외로 보내서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성장한 회사들 중 국내 투자유치가 어려워 해외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은 인수합병(M&A) 등이 가능한 엑싯(Exit, 투자금 회수) 시장이 작다"며 "글로벌 투자·엑싯 경로를 터주는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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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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