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돈값·이름값 하는 '끝내주는' 배우 [인터뷰 종합]
[OSEN=장우영 기자] 최근 연예계 이슈 중 하나는 ‘돈값’이다. 제작 환경이 예전 같지 않고, OTT 플랫폼이 드라마를 줄이면서 배우들도 “작품을 너무 하고 싶은데 섭외가 없다”, “캐스팅이 안 된다” 등 현실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격한 출연료와 제작비 상승, 광고 시장 침체 등이 꼽히는데 여러 이유 중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출연료가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를 두고 배우 김고은의 ‘돈값’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한 웹예능에서 김고은은 “농담으로 ‘돈값 해야지’ 하는데 진심”이라며 “배우로서 받는 페이에 대한 일말의 양심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고은이 촬영장 분위기를 띄우고, ‘오늘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각오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방식이지만 출연료 이슈와 맞물리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김고은의 절친이면서, 같은 배우라는 직업으로 살고 있는 이지아는 어떨까. 이지아는 ‘돈값’ 발언에 대해 “어떤 자리에 가든, 어떤 작품에 임하든 기대해주시는 부분들이 있으니 거기에 부응하자는 마음가짐은 있다. 거기에서 비롯된 ‘돈값’ 발언이지 않나 싶다. 나도 물론 내 몸값을 해야한다는 생각은 하는데, 김고은은 서슴없이 이야기했고, ‘돈값’이라는 단어가 색깔이 좀 짙어 보였던 것 같다. 부응하고 싶은 마음에 걱정이 들어서 한 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돈값’과 크게 떨어져 있지 않기에 늘 마음에 두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이지아. 그런 의미에서 이지아는 자신이 맡은 작품에서 역할을 해내며 흥행을 이끌어내는 등 ‘돈값’과 ‘이름값’을 모두 해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부터 ‘판도라:조작된 낙원’, ‘끝내주는 해결사’까지. 이지아가 ‘몸값’, ‘이름값’을 해낸 최근 작품들이다.
특히 이지아는 지난 7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극본 정희선, 연출 박진석)에서 김사라 역으로 열연했다. ‘끝내주는 해결사’는 이지아의 활약 속에서 최고 시청률 5.8%(12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지난해 종영한 ‘이 연애는 불가항력’ 이후 부활한 JTBC 수목드라마라는 점에서 우려가 높았지만, 이지아의 통쾌한 복수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아시아 최대 범지역 OTT 플랫폼 Viu(뷰)에 따르면 '끝내주는 해결사'(Queen Of Divorce)는 2월 5주차(2월 26일~3월 3일) 주간순위에서 싱가포르 1위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3위, 홍콩 4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이 각각 7위에 올랐다.
이지아는 OSEN과 인터뷰에서 “너무 감사하다. 수목드라마가 없어졌다가 ‘끝내주는 해결사’로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걱정이 됐는데 그래도 시청률이 나쁘지 않아서 고무적이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신 덕분이다”며 “방송이 되면서 보니 표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잘 나온 것 같다. 이혼을 하게 되면 오점이 될 거라는 것 때문에 결정을 쉽게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혼을 해도 괜찮다, 흠이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밝은 매력의 캐릭터로 돌아온 이지아다. 이지아는 ‘김사라’에 대해 “김사라 캐릭터가 시원시원하고 추진력이 있어 탐이 났다. 작가님이 나를 염두하고 쓰셨다고 하더라. 작가님이 ‘펜트하우스’를 잘 보시고, 제가 출연한 예능들을 보면서 이지아가 밝은 것도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김사라를 보면 내가 갖고 있는 부분들이 조금씩 있다. 고민하지 않고, 한 번 결정 내리면 뒤돌아보지 않는 건 닮았다. 추진력이 더 강하고 용감한 건 닮고 싶다”고 말했다.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코믹에 더 욕심을 내고자 했지만 작품과 캐릭터의 설정이 있기에 코믹에 힘을 줄 순 없어 아쉬웠다. 이지아는 “코믹에 욕심이 있다. 웃기는 거에 욕심이 있어서 진짜 해보고 싶은데 잘 들어오지 않는다. 내게는 주로 서사가 웅장하거나 감정이 깊은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끝내주는 해결사’가 좀 더 코믹했으면 좋았겠지만 김사라의 과거, 상황, 의뢰인이 겪는 상황들에 무게감이 있다보니 마냥 코믹하게 갈 순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지아는 “‘철인왕후’, ‘밤에 피는 꽃’을 재미있게 봤다.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망가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두렬움이 없다. 도전해보고 싶다. 많은 분들일 저를 정적인 캐릭터로 기억해주셔서 잘 들오지 않는 것 같다. 망가져서 은퇴설이 나올 수 있도록 성공해 보이겠다”며 코믹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이지아가 돋보일 수 있었던 부분에는 동료 배우들과 호흡도 있다. 전 남자친구이자 현 비즈니스 파트너 동기준 역을 연기한 강기영, 전 남편이자 복수 대상인 노율성을 연기한 오민석이 그 주인공이다. 이지아는 “강기영과 호흡은 너무 좋았다. 어떤 장면이 있으면 대본에 쓰여진 것 이상으로 상의를 많이 했다. 어떤 장면을 보면 처음 가는 곳인데 김사라의 성격이 추진력 있고 돌격형이다보니 먼저 간다. 그러면 동기준이 ‘모르면서 왜 이렇게 앞장서는거냐’;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캐릭터 성격에 맞춰 상황을 만들었다. 연기할 때도 여러 버전을 촬영해서 좋은 것을 골라 아이디어도 공유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오민석과 호흡에 앞서서는 극 중 남편 복이 없는 자신에 대해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이지아는 “남편 복이 정말 없다. 최악의 남편을 꼽자면 노율성은 3위다. ‘판도라:조작된 낙원’ 표재현도 쓰레기인데, 아무래도 ‘펜트하우스’ 주단태가 1위다. 다양한 걸로 괴롭혔다. 돌아보니 노율성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나도 남편 복 있는 캐릭터 만나서 꽁냥꽁냥 해보고 싶다”며 “그렇게 못되게 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오민석이 연기를 잘한 것 같다. 계산된 연기였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오민석과도 호흡이 너무 좋았다. 상대 배우 복이 있었다. 대사에는 멱살 잡는 게 없는데 돌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를 잘해줬다. 그런 부분을 또 좋아해줬다. 그런 부분에서 호흡이 좋았다. 돌발 상황에도 편안했다. 오민석도 애드리브가 많은 편이라서 매 테이크 연기가 다른데 거기에 맞춰서 연기하면서 의미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남편 복은 없어도 작가 복은 많은 이지아. 그는 “좋게 봐주셔서 콜을 해주시는 것 같다. 내가 찾아가서 영업하진 않는다.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다. 남편 복이 없으니까 작가님 복이라도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내가 따로 뭔갈 하는 게 없다.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서 유튜브 등을 많이 보는데 작가님과 대화를 하면서 주제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부터 ‘판도라:조작된 낙원’, ‘끝내주는 해결사’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이지아지만 아직 배우로서의 만족도는 채우지 못했다. 그는 “내게는 혹독한 스타일이라 만족도에 언제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남에겐 관대한데 내게는 혹독한 스타일이다”며 “끝내주는 다음 작품을 빨리 결정하고 싶다. 보고 있는 것 중에서는 코믹 장르가 없는데,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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