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교수들 14일 다시 모인다…'빅5'교수 움직임 본격화(종합)
서울의대 교수들, 오늘 비상총회…'집단사직' 등 논의
성균관의대·가톨릭의대 교수들도 이주 내 모이기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서혜림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가 시작되면서 의대 교수들이 본격적인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섰다.
더욱이 '동맹휴학'을 신청한 의대생들이 이달 중순이 지나면 유급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의대 교수들의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14일 회의를 열어 의대생들의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전의교협은 지난 9일에도 비공개 총회를 열어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전의교협은 이달 안에 의대생 휴학 사태를 해결해야만 학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방침으로 휴학이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지속하면 수업일수 부족 등으로 '집단 유급'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급이 되면 의대생들은 시간적인 손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손실을 본다. 휴학과 달리 '유급'은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태의 해결을 위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전국 40개 의대 중 수업 거부에 들어간 의대는 10곳이며, 나머지 30곳은 학생들의 동맹휴학 등으로 인해 아예 개강을 늦췄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회의에서) 휴학이 되지 않았을 때의 등록금 반환이나 유급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걱정스럽다"며 "학생들이 진짜 휴학했을 때 향후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도 다시금 논의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의대 교수의 책무는 환자 진료와 학생 교육 등 두 가지"라며 "학생들이 없으면 교수들이 존재할 의미도 없기 때문에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아직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의대생의 유급이 현실화하고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교수들 사이에서 '자발적 사직'이나 '겸직 해제' 등이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에 대한 강의와 더불어 대학병원 등에서 진료를 '겸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겸임을 해제해 진료를 맡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의교협과는 별개로 서울의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교수들도 각각 회의 일정을 잡으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성균관대 5곳이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는 12일 오후 6시 온라인 회의를 열어 현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최용수 성균관의대 비대위원장(삼성서울병원 교수)은 "내일 회의는 교수협 주최이고, 회의를 기점으로 비대위가 독립적 행보를 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건 회의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번 주 중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 등을 폭넓게 논의한다. 전공의 행정처분 등에 대해 교수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향후 어떤 의견을 개진할지 등이 주된 안건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 총회에서 집단행동 여부 등을 논의한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대학의 의대 증원 신청과 전공의 사직 등 현 상황과 그간의 비대위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교수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도 오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처벌 시 집단행동을 할지, 정부의 2천명 증원이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나눌 방침이다.
연세의대 교수협은 이날 오전 투표를 통해 안석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연세의대 교수협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이 현실화했을 때의 집단행동 여부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다만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 안에서도 "당장 사직하고 환자를 떠나겠다는 게 아니며, 현 사태를 정상화해 환자와 전공의 모두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데 주목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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