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처럼 자체발광 식물, 4월부터 미국서 팔린다

이병구 기자 2024. 3. 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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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버섯의 유전자를 활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이 개발됐다.

캐런 사르키시안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의과학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열대 버섯의 발광 유전자를 이용해 식물이나 동물 세포에서 빛을 내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8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히스피딘을 산화시켜 빛을 내는 열대 버섯의 유전자를 식물의 세포 내에 주입하자, 식물이 대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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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과학자들이 열대 버섯 유전자를 활용해 만든 '반딧불이 페튜니아'. 어둠 속에서 지속적으로 빛을 낸다. LightBio 제공

열대 버섯의 유전자를 활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적용된 꽃은 올 4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캐런 사르키시안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의과학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열대 버섯의 발광 유전자를 이용해 식물이나 동물 세포에서 빛을 내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8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네오노토파누스 남비(학명 Neonothopanus nambi) 등 일부 열대 버섯들은 히스피딘이라는 물질을 산화시켜 빛을 낸다. 연구팀은 다양한 육상 식물에도 히스피딘을 합성하는 경로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버섯과 식물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생물체 내에서 빛을 내도록 하는 '하이브리드 경로'를 개발했다.

히스피딘을 산화시켜 빛을 내는 열대 버섯의 유전자를 식물의 세포 내에 주입하자, 식물이 대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빛을 냈다. 히스피딘 합성은 식물에서도 자연스러운 신진대사 과정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오히려 버섯보다 식물에서 더 효율적으로 히스피딘 합성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사르키시안 연구원은 "이 생체발광 과정은 효모나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 세포에서도 독성을 나타내지 않고 작동해 빛을 낼 수 있다"며 "미학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병을 관찰하고 약물 후보를 선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사르키시안 박사가 공동 설립한 벤처기업인 라이트바이오(Lightbio)는 이 기술을 활용해 '반딧불이 페튜니아'라는 상품을 만들며 원예 사업을 시작했다. 빛을 내는 꽃봉오리가 반딧불이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사르키시안 박사팀은 지난 2020년에도 버섯 유전자를 식물과 재조합해 빛이 나는 담배과 식물을 만들었다. 이번에 라이트바이오가 출시하는 반딧불이 페튜니아는 그보다 최대 100배 밝은 빛을 낸다. 라이트바이오는 지난 9월 미국 농무부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반딧불이 페튜니아를 올 4월부터 하나에 29달러(약 3만 80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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