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텃밭 청주 민심 "진짜 서민정책 내놓는 후보 뽑겠다"…與정우택 선전엔 관심[르포]
'6선 도전' 정우택, 상당구 출마해 野이강일과 경쟁
서원구 김진모vs이광희, 청원구 김수민vs송재봉
흥덕구, 민주당 경선 중…진보세 강해 野에 유리
[청주=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저번 선거 땐 정우택 의원이 청주 흥덕구로 나와서 (당선이) 안됐어. 상당구로 나오면 매번 되는 것 같더라고.”
충북 청주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40년 넘게 벽지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73)씨는 현역인 정우택(5선) 국민의힘 후보를 두고 당선이 유력하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국회부의장인 정 의원은 상당구에서만 3선을 지내며 현역 중 최다선인 6선에 도전한다.
청주는 충북에서 가장 큰 도시로 ‘충북 정치 1번지’라고 불린다. 청원·흥덕·상당·서원 등 4개 선거구에서 국민의힘이 현역으로 있는 곳은 상당구뿐이지만 20대 대선에서 단 1.62%포인트(p) 차이로 윤석열 대통령이 1위를 한 지역이다.
지난 5일 이데일리가 찾은 충북 청주에서 유권자들은 ‘진정한’ 서민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전업주부 송영옥(54)씨는 “서민정책을 하겠다고 항상 말하지만 기초연금도 감액됐다고 하고, 다른 나라는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는데 우린 직장인이 더 많이 낸다”며 “진짜 서민정책을 만드는 후보자가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남성에게 흰 봉투를 받는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며 돈봉투 의혹에 휘말린 정우택 의원을 두고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상당구 주민 노모(69)씨는 “현역으로 있던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범죄로 아예 의원직을 상실했다”며 정우택 의원을 두고 “의혹인데 뭐, (선거) 여파 같은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재홍(42)씨는 “정우택 후보가 지역 주민한테 인기는 많지만 바뀌는 것도 없고 서민들 어려움이 체감될 정도라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은 없는 사람을 너무 없이 여겨. 이것저것 뺏어가면서 서민을 보살피는 냥 위선 떠는 게 싫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정 의원의 돈봉투 의혹을 두고 객관성이 부족하다며 공천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공관위는 “클린공천지원단에서도 여러 사실을 확인해 팩트 부분이 확인됐다”며 “공관위에서는 객관성이 없는, 부족한 것으로 봐서 이의를 기각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현재 양당의 공천이 속속 확정되며 청주 4개 지역구 중 3곳의 대진표도 대부분 윤곽을 드러냈다.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이 상당구에서 정우택 의원과 맞붙고, 송재봉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청원구에서 김수민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겨룬다. 서원구에선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민주당)과 김진모 전 대통령실 민정2비서관(국민의힘)이 경쟁하며 흥덕구에선 김동원 전 동아일보 기자가 국민의힘 후보자로 확정됐다. 도종환·이연희 더불어민주당 흥덕구 예비후보들은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상당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선거구는 17대 국회부터 모두 민주당이 승기를 잡은 지역이다. 현재 변재일(청원) 의원이 5선, 도종환(흥덕) 의원이 3선, 이장섭(서원) 의원이 초선으로 있다.
특히 흥덕구는 청주에서도 평균연령이 41.2세로 가장 낮아 진보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후반 안모씨는 “흥덕은 워낙 진보세가 강한 곳이라 국민의힘이 되긴 어렵다”며 “보수를 지지하지만 이번 선거도 쉽지 않다. 보수 세력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3040 젊은 세대들은 육아와 출산 등 지원정책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신혼부부인 서모(31)씨는 “청주는 아무래도 아이들 관련한 지원이 적어서 이런 부분이 좀 보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생 자녀를 둔 이모(40)씨 또한 “아이 엄마로서 여성들을 위한 섬세한 공약이 있었으면 한다”며 “남성 후보자들에게 부족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거대양당의 정쟁에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청주 토박이 김모(52)씨는 “(청주는) 거물급 정치인이 왔다 가면 분위기가 싹 바뀌는 곳”이라면서도 “(누구 뽑을지) 어떻게 알아.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60대 김모씨는 “딱히 어떤 당을 지지하진 않는다”면서도 “요즘 이재명이 너무 싫다. 공천도 그렇고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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