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골 2도움' 멱살캐리, 맥긴은 '호러 태클'로 퇴장 민폐...주장 차이가 승부 갈랐다

고성환 2024. 3. 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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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32)이 존 맥긴(30, 아스톤 빌라)에게 주장의 품격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4-0으로 꺾었다. 후반 20분 상대 미드필더 존 맥긴이 퇴장당한 뒤 2골을 추가하며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잡아내며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제 5위 토트넘(승점 53)과 한 경기 더 치른 4위 빌라(승점 55) 간 격차는 2점에 불과하다. 토트넘으로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희망을 높이는 귀중한 승리였다.

후반에만 4골이 터졌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이 스타트를 끊었다. 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파페 사르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하게 무너트리는 크로스를 올렸고, 매디슨이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이 2-0으로 달아났다. 후반 8분 쿨루셉스키가 상대 패스 실수를 끊어낸 뒤 전방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직접 슈팅할 수도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왼쪽에 있던 존슨에게 공을 내줬다. 존슨은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시즌 7호 도움이었다.

빌라가 쓸데없는 퇴장으로 자멸했다. 후반 20분 주장 맥긴이 드리블하는 우도기의 다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공은 아예 건드리지도 못한 위험한 가격이었다. 주심은 곧바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수 교체 후 살아나던 빌라의 분위기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어리석은 퇴장이었다.

최악의 태클을 눈앞에서 본 토트넘 벤치는 강하게 항의했다. 우도기는 맥긴에게 화를 내려다가 강한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토트넘 선수들도 분노해 달려들며 충돌이 발생했다. 손흥민과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이 급하게 싸움을 말렸다. 

영국 'BBC'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매체는 "빌라 주장 맥긴이 다이렉트 퇴장당했다! 공포의(horror) 태클이다. 그는 정신을 잃고 우도기 다리를 향해 직진했다. 공을 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 확실한 레드카드다. 토트넘 선수들은 분노하고 있다"라며 "솔직히 말하면 퇴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심판도 그중 한 명이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맥긴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울버햄튼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돈 굿맨은 "우도기는 처음에 화가 나서 일어섰다가 '사실 나 다쳤어'라고 말하며 다시 쓰러졌다. 추하고 끔찍한 태클"이라고 지적했다. 

레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코너 코디도 "분명히 너무 심했다. 빌라 선수들도 속이 상하겠지만, 토트넘 벤치와 선수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맥긴은 정말로 강하게 도전했기 때문"이라며 "주장이 나가고 주전 선수 중 한 명이 나가는 건 빌라로선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맥긴의 퇴장은 빌라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수적 우세를 등에 업은 토트넘은 천천히 경기를 운영하며 10명으로 싸우는 빌라를 요리하며 두 골을 더 추가했다.

손흥민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5분 데얀 쿨루셉스키가 우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패스했다. 손흥민이 이를 강력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두 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4호 득점포였다.

뜨겁게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을 빠르게 뚫어낸 뒤 컷백 패스를 건넸고, 티모 베르너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4골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손흥민과 맥긴이 보여준 '주장의 품격' 차이가 양 팀의 희비를 가른 셈이다. 손흥민은 1골 2도움을 터트리며 MOTM(Man of the match)로 선정됐고, 맥긴은 거친 반칙으로 퇴장당하며 경기를 망쳤다.

에메리 감독도 차마 맥긴을 감싸안지 못했다. 그는 "후반에 처음 두 골은 미쳤다. 퇴장 이후 결과를 얻어내기 더 어려웠다. 우린 0-2로 지고 있을 때도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 성숙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주장의 무책임한 행동을 꼬집었다.

또한 에메리 감독은 "여전히 4위지만, 당연히 지는 걸 받아들여선 안 된다. 우리는 침착하지 않았고, 상대보다 낫지 않았다. 그러다 감정 조절을 못하고 레드카드를 받았다. 실망스러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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