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온 '곽분양행락도', 국내서 보존처리…8폭 병풍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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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돌아온 조선 후기 그림 '곽분양행락도'가 8폭 병풍으로 제 모습을 찾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1일 서울 동작구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독일 라이프치히그라시민족학박물관 소장 '곽분양행락도'를 처음 공개했다.
그중에서 이날 공개된 '곽분양행락도'는 지난 1902년 독일 미술상 쟁어부터 라이프치히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구입해 소장하게 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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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독일에서 돌아온 조선 후기 그림 '곽분양행락도'가 8폭 병풍으로 제 모습을 찾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1일 서울 동작구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독일 라이프치히그라시민족학박물관 소장 '곽분양행락도'를 처음 공개했다.
'곽분양행락도'는 중국 당나라 때 한평생 부귀영화를 누린 노년의 분양왕 곽자의(697-781)가 호화 저택에서 가족과 연회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조선 후기 회화다.
그는 관료로서 성공했고, 무병장수를 누렸다. 그 자손들도 번성해 세속에서의 복을 마음껏 누린 인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명나라 때부터 이 그림들이 유행해 곽자의를 중심으로 한 '곽자의축수도'가 그려졌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는 물론 민간에서도 부귀와 다복을 소망하며 '곽분양행락도'를 만들어 소장했다. 특히 조선 후기에 크게 유행했다.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로 전해져 조선 후기 '곽분양행락도'에 대한 기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는 중국과 달리 곽분양의 충신 모습보다는 길상적이고 복락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많이 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궁중에서 사용하다가 나중에 민간에서 길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장수와 복록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크게 유행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며 "현존하는'곽분양행락도'는 40점정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 이날 공개된 ‘곽분양행락도’는 지난 1902년 독일 미술상 쟁어부터 라이프치히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구입해 소장하게 된 그림이다.
8폭으로 제작된 이 그림의 크기는 폭마다 가로 50㎝, 세로 132㎝다. 펼쳐진 8폭 길이는 4m에 이른다.
이 그림 구성과 배치는 현존하는 병풍들과 비슷하다. 1-3폭에는 집안 풍경과 여인들, 앞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이 그려져 있다. 4-6폭에는 잔치 장면이 7-8폭에는 연못과 누각이 묘사됐다.
2폭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백자도(百子圖) 도상을 차용했다. 이는 '곽분양행락도'와 백자도의 상호 영향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라이프치히그라시민족학박물관은 입수할 당시 이 그림은 8폭 병풍 형태였으나 나무틀이 뒤틀리면서 그림만 분리됐다. 그 과정에서 1면과 8면 일부가 잘렸다.
그림 부분만 낱장으로 보관되던 이 그림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시작된 복원작업을 1년 3개월만에 마치고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이번 복원 작업을 맡은 박지선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대표는 복원작업에서 우리나라 병풍 특징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
박 대표는 "이번 병풍 작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의 특징을 갖고 이러한 병풍을 만들고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병풍은 미술품이라기보다 공간을 나누는 가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복원 과정에서 병풍의 보존성이 강화됐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병풍 속틀은 소나무로 만들어져서 휘어지기 쉽고 그림이 손상되기 쉬워서 이번 보존 처리할 때는 안에 내용물은 보존성이 좋은 재료로 사용했다"며 "조선시대 때 방식은 아니더라고 보존성이 좋은 재료와 구조로 사용하면서도 겉에서 보기에는 완전히 전통 조선시대 방식으로 복원했다"고 말했다.
병풍에 사용된 비단은 지난 2022년 복원된 미국 시카고미술관의 '곽분양행락도'가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병풍에 사용된 종이도 조선식 전통식으로 만들어진 종이"라며 "비단은 전번에 시카고 미술관 곽분양행락도를 보존 처리할 때 붙어 있었던 비단 문양을 복원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복원된 '곽분양행락도'는 이달 말 독일로 돌아가 현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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