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재명 '2찍 아니겠지'에 "스스로 밝힌 지도자 책무 위배" 비판
방송사들 이재명 국민의힘 지지자 비하에 "부적절" 집중 보도...이재명 "죄송한 마음 앞서" 사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지역구 선거운동을 하다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한 발언이 파문이다. 대선 때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를 '2찍'이라는 비하 표현으로 규정해서다. 이에 MBC는 “스스로 밝힌 지도자의 책무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다른 방송사도 이 대표 발언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에서 유세에 나선 뒤 한 식당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자신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반가워요, 잘 부탁합니다. 1번 이재명. 설마 2찍? 2찍은 아니겠지”라고 말하면서 웃고 지나쳤다.
MBC는 9일 메인뉴스 '뉴스데스크' <“2찍 아니겠지?” 이재명 혐오발언 논란에 사과>에서 이지선 앵커 멘트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선거 운동 중에 '2찍'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며 “국민의힘 지지자들에 대한 혐오성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이 대표가 말한 '2찍'은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인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사람들을 말하는데, 야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에 대한 비하와 혐오 의도로 사용되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국민을 대하는 인식을 보여줬다”, “극단적 갈라치기로 국민을 비하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박원석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도 “상대 정당 지지자에 일말의 존중도 없는 정치인의 태도야말로 우리 정치를 병들게 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MBC는 특히 이 대표가 지난 1월 자신이 겪은 흉기 피습을 정치 테러로 규정했고, 사회적 갈등과 혐오를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적대적 언어를 국민의 모범이 돼야 될 정치인들이 마구 내쏟는다”고 비판한 대목을 소개했다. MBC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2찍은 아니겠지'라는 이 대표의 발언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일반 시민들에 대한 배타적 표현으로, 자신이 스스로 밝힌 정치 지도자의 책무를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SBS도 같은 날짜 '8뉴스' <왜곡하고 비하하고…잇단 말실수에 사과>에서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 즉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느냐는 의미로 인터넷상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려는 의도로 쓰는 표현”이라며 정치권의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KBS도 '뉴스9' <이재명 “'2찍' 부적절 발언” 사과>에서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시민들을 만나던 중 부적절한 표현을 했단 논란에 휩싸였다”고 해당 발언 논란을 보도했다.
채널A는 '뉴스A' <“2찍” 발언 하루 만에 “대단히 부적절” 사과>에서 이재명 대표의 해당 발언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고 전한 뒤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쓴 건데, 논란이 커지자 빠르게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안보람 MBN 기자도 '뉴스7' 스튜디오에 출연해 <[총선 톡톡] 2찍이 뭐기에…이재명 대표 사과> 제하 앵커 대담에서 '2찍' 표현을 두고 “야권 강성지지자들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말”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사람들을 비하하는 뜻이 담겼다”고 전했다. YTN도 이날 밤 '뉴스나이트' <이재명, '2찍' 발언 사과 “부적절”…與 “개딸 아버지”>에서 “'2찍'은 지난 대선 당시 2번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여권 지지자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국민의힘은 '개딸들의 아버지답다'며 즉각 반발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비판이 쏟아지자 9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상대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국정운영의 무거운 책임을 맡고도 이 나라 주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오만 속에 국정을 손놓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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