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상상에는 '상한선'이 없다···마티스·놀데와 떠나는 '상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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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하려 하지만 창작은 쉽지 않다.
AI는 기존의 것을 학습해 재탄생시킬 뿐 감동과 슬픔, 희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상상력에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와 서초구 스페이스 이수에서 8일 개막한 개인전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작가가 상상을 통해 만든 세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환상 영화'다.
"상상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재능"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와 관객은 단조롭게 만들어진 상상의 세계를 거닐며 현실을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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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 무엇이든 가능케 해"
마티스·놀데·몬드리안 소재 삼아
영상·회화·미니어처 작품 등 전시
아트선재센터·스페이스 이수서 개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하려 하지만 창작은 쉽지 않다. AI는 기존의 것을 학습해 재탄생시킬 뿐 감동과 슬픔, 희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상상력에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인간은 직접 보지 않고도 머리로 상상한 장면을 그려낼 수 있다. AI는 불가능한 기발하고 독특한 창작을 인간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회화·설치·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는 넘나드는 벨기에 출신의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는 안락의자에 가만히 앉아서도 다른 시대와, 다른 장소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술을 통해 보여준다.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와 서초구 스페이스 이수에서 8일 개막한 개인전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작가가 상상을 통해 만든 세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환상 영화’다.
영상은 영화 ‘웡카’처럼 현실에 없는 세계를 만들어 보여준다. 영상은 작가의 얼굴을 본뜬 마스크를 쓴 도플갱어가 ‘외광파’ 작가들의 드로잉이 담긴 가방을 건네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외광파는 19세기 프랑스에서 발생한 화파로, 태양광 아래에서 자연을 묘사한 화가들을 일컫는다. 남자는 이 드로잉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나간다.
영상 속 공간은 모두 거대한 스튜디오에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제작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에는 이유도 있다. 문지윤 아트선재센터 프로젝트디렉터는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 오기로 결심하고 모든 것을 계획했는데, 홍해 후티 반군 도발로 물류 운송 등 일정이 틀어지면서 작업실 밖을 나오기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 소품은 모두 나무 합판이나 골판지 위에 물감을 색칠해 제작됐다. AI가 1분 만에 만들어냈거나 CG로 구현한 공간이 아니다. 영상 속 세계는 모두 작가가 손으로 직접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영상은 현란하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관객들은 영상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다. 일부 관람객들은 미술관 바닥에 앉아 영상을 바라보기도 한다. “상상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재능”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와 관객은 단조롭게 만들어진 상상의 세계를 거닐며 현실을 성찰한다.
영상을 구현하는 작가의 방식만큼이나 제목도 독특하다. 전시 제목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는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1869∼1954)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마티스는 그림을 그리기 가장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고,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 글귀에 큰 영감을 받고, 자신의 추상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정작 작가 자신은 남쪽으로 떠나지 않았다. 그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상으로 상상의 여행을 떠나 새로운 작품을 창조했다.
전시는 아트선재센터 2층과 3층에서 진행되는데 전시장에서는 영상 뿐 아니라 회화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는 회화 속에서 앙리 마티스, 에밀 놀데(1867∼1956), 피터 몬드리안(1872∼1944) 같은 작가를 소재로 삼는다. 특히 외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가 ‘외광파’라 불릴 정도로 태양광선 아래서 자연을 그리길 즐겼던 작가들을 소재로 다룬 점이 이색적이다. 이 역시 인간의 상상으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예시다.
전시는 스페이스 이수에서도 열린다. 이곳에서는 영화 세트이자 조각인 ‘소품, 터널’과 목탄 드로잉, 탐험가나 예술가 등 실존 인물의 전기를 바탕으로 한 오일 파스텔화를 볼 수 있다. 전시는 5월 12일까지. 아트선재센터는 5000∼1만 원, 스페이스 이수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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