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부실 운영 논란 언급할까...12일 이혼소송 변론기일 주목

이성락 2024. 3. 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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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 진행
아트센터 나비 부실 운영 관련 발언할지 주목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비서의 26억원 횡령,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아트센터 나비의 부실 운영 의혹 등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이 열린다. 재계는 취재진을 마주한 노 관장이 아트센터 나비의 관리·운영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1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오는 12일 오후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당초 양측의 첫 변론기일은 지난 1월 11일이었으나 재판부 소속 판사의 갑작스러운 사망 등으로 한차례 연기됐다.

두 사람은 지난 1988년 결혼했다. 그러다 최 회장은 2015년 언론을 통해 결혼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2017년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 신청을 했다. 노 관장은 완강하게 이혼을 거부하는 입장을 취해오다 2년 뒤 이를 뒤집었고 최 회장을 상대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SK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노 관장이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산분할 665억원, 위자료 명목 1억원 지급을 판결했다. 노 관장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당초 1조원으로 추산된 주식의 절반에서 '현금 2조원'으로 재산분할 청구액을 변경하고, 위자료 청구 액수 또한 30억원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관심은 노 관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재판의 향방과 함께 노 관장 자신과 아트센터 나비를 둘러싼 여러 잡음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노 관장은 최근 알려진 비서의 26억원 횡령, 이를 인지하지 못한 아트센터 나비의 부실 운영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다.

거액의 현금이 확인 없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수년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아트센터 나비와 관련해 부실 운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트센터 나비

노 관장은 지난 1월 개인 돈 19억7500만원과 아트센터 나비의 공금 5억원 등 총 26억원을 빼돌렸다며 비서 A씨를 고소했다. 문제로 지적되는 대목은 거액의 현금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노 관장 자신 뿐만 아니라 나비 측 역시 2019년 말부터 수년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비의 직원인 A씨가 노 관장의 인감도장과 신분증을 보유하며 사실상 개인 업무를 처리하는 등 '공익법인의 사적 활용'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아울러 어떻게 문자 메시지만으로 공금이 개인계좌로 입금될 수 있었느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A씨는 노 관장을 사칭해 '소송 자금이 부족하니 상여금으로 5억원을 송금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재무담당자 B씨에게 보냈다. B씨는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1년 사업 수행 비용에 해당하는 5억원을 개인계좌로 입금했다.

공익법인은 정부보조금, 기부금 등을 통해 운영되는 만큼 자금의 쓰임에 대해 직원의 여비 및 교통비까지 공시자료에 기입할 정도로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문자 메시지 만으로 이같은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자 "평소에도 유사한 지시가 관례적으로 지속돼 온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나비는 상여금 입금 후 7개월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연말정산을 앞두고 B씨가 상여금으로 인한 세금 문제에 대해 노 관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여금 지급 자체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재계 안팎의 의견이다. 2022년 기준 나비는 직원 16명에게 인건비 약 10억원을 지급했는데, 관장 1명의 보너스만으로 인건비 절반을 쓰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같은해 나비는 2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정이 악화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노 관장이 보너스를 받기에는 객관적 성과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연중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받는 수준의 상여금을 비영리단체에서 지급한다는 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노 관장이 여러 의혹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특별한 사정을 이유로 이번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노 관장은 지난해 11월 직접 출석 의무가 없는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취재진에게 "참담하다"며 이혼 심경을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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