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가시에 완패, 그래도 오재현은 좌절하지 않았다…“지금의 분한 마음, 다음에 꼭 돌려주겠습니다” [MK세부]

“지금의 이 분한 마음, 다음에 꼭 돌려주고 싶습니다.”

서울 SK는 10일(한국시간)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시티의 훕스 돔에서 열린 치바 제츠와의 2023-24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파이널 포 결승전에서 69-72, 분패하며 준우승했다.

SK는 잘 싸웠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치바는 에이스 토가시 유키가 있었고 그의 활약에 SK의 방패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오재현은 치바, 그리고 토가시 유키에 패한 아쉬움, 그리고 분한 마음을 돌려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진=EASL 제공

오재현은 9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을 기록했지만 토가시와의 정면 승부에서 분명 밀렸다. 최원혁의 수비 지원에도 결국 일본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막아낼 수는 없었다.

오재현은 경기 후 “외국선수들은 물론 국내선수들, 외국선수들은 물론 우리 국내선수들, 특히 (최)원혁이 형이 리딩과 수비를 다 잘해줬다. 그래서 내가 조금 더 잘했어야 했다. 그런 경기 조율 등 다른 부분에서 잘 못 한 것 같고 완전 당한 것 같다. 가드 싸움에서 완전히 밀렸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고 또 부족함을 깨달은 대회였다. 그리고 오재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약점 보완에 더욱 집중했다.

오재현은 “정말 많이 배웠다. 가드로서 냉정해야 한다는 것이 먼저다. 하드 콜 경기일 때 내가 더 잡아줬어야 하지만 같이 흥분했다. 그래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경기 조율에 대한 부분은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가시와의 매치업이 이어진 전반 내내 그와 대화를 나눈 오재현이다. 그는 “내게 40분 모두 뛸 거냐고 하더라. 계속 괴롭히다 보니 떨어져달라고 했다. 나도 뛸 수 있는 한 모든 시간에 다 막을 거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들이 많이 배려해줬다. 원혁이 형은 자기가 수비에 100% 몰두할 테니 리딩, 공격만 신경 써달라고 했다. 나머지는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라. 내가 조금 더 잘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미안하다. 또 워니, 리온 등 외국선수들이 열심히 했는데 스스로 냉정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오재현에게 있어 이번 EASL 파이널 포는 성장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듯하다. 사진=EASL 제공

토가시와의 맞대결에 대해선 “일단 원혁이 형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내가 도와줬다면 더 편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같이 힘들었다. 많이 미안하다. 팀원들에게 더 신뢰받는 가드, 더 안정적인 리딩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를 조금이라도 더 믿고 따라와 줄 수 있다. 경기 조율에 대해 신경 쓰겠다”고 돌아봤다.

김선형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굉장히 컸을 터. 오재현은 “부담감은 최근 (김)선형이 형이 빠지면서 계속 있었다. 그래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토가시와의 매치업은 분명 화제가 됐고 이기고 싶었다. 지금의 기세로 말이다. 패기로 덤볐지만 완패했다. 많이 배웠다”고 바라봤다.

준우승의 아쉬움, 그리고 토가시에 패했다는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분한 마음을 가졌다는 건 그가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재현은 “너무 분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경기는 돌아봐야 하겠지만 다음에 만나면 이 분한 마음을 꼭 돌려주고 싶다. 그러려면 챔피언결정전에 다시 가야 한다. 그래야 치바와 만날 수 있다. 남은 정규리그 동안 잘해서 최소한 2등까지 올라가겠다”며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세부(필리핀)=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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