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 고생, 현진아 한국 잘 왔다"…이범호 감독, 12일 KIA 핵타선으로 반긴다

김민경 기자 2024. 3. 1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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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12일 대전 KIA 타이거즌에 첫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예 타선으로 맞붙겠다고 예고했다. ⓒ 한화 이글스
▲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잘 돌아왔다고 했죠. 미국에서 10년 동안 타지에서 고생 많이 했다고."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앞서 돌아온 괴물 류현진(37, 한화)과 그라운드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류현진은 12일 KIA전 등판에 맞춰 훈련을 진행한 뒤였고, 이 감독은 막 선수단을 이끌고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이 감독은 류현진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잘 돌아왔다고 했다. 미국에서 10년 동안 타지인데 고생 많이 했다고 했다. 이 타이밍에 왜 돌아왔냐고도 했다(웃음). 한국 야구에는 좋은 일이니까.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이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을 때 이범호는 프로 7년차 선배였다. 이범호는 2000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팀의 주축 타자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었다. 류현진이 2006년 괴물과 같은 활약으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역사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일본프로야구(NPB)에 도전하기 직전 시즌인 2009년까지 4년 동안 류현진과 함께한 사이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거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다운 활약을 이어 갔다. 10시즌 통산 성적은 186경기, 78승48패, 1055⅓이닝, 평균자책점 3.27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잔류와 국내 복귀를 고민하다 컨디션이 좋을 때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난달 중순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으로 KBO 역대 최고 대우를 받으며 금의환향한 이유다.

그사이 이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다 올 시즌부터 KIA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 감독은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선수 시절 친정팀인 한화와 시범경기를 치르는데, 류현진이 12일 등판을 예고했다. 류현진은 오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일정에 맞추려면 12일에 꼭 등판해야 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류현진이라는 거물을 만난 것을 오히려 반겼다. 정예 타선을 꾸려 제대로 맞붙을 생각이다. 한화는 11일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이우성(1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이 라인업은 12일에도 동일할 전망이다. 이 감독이 공인한 베스트 라인업이다.

▲ KIA 타이거즈 핵타선을 이끌 나성범과 최형우 ⓒ곽혜미 기자
▲ 2023년 급성장한 기량으로 KIA는 물론 리그 전체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도영 ⓒ곽혜미 기자

이 감독은 "오늘(11일)도 정예 타순이다. 오늘 타순 그대로 (류현진에게) 한번 치게 하려 한다. 당분간은 이렇게 가다가 선수들이 컨디션 체크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한두 명만 바꿀까 싶다. 지금 타순으로 자꾸 테스트를 해보려 한다. 시즌 때 나갈 선수들이 10년 동안 안 쳐본 공이니까. 쳐봐야 한다. 내일 다 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막전까지) 이렇게 타순이 갔으면 한다. (컨디션이) 다 올라온 선수가 있고, 다 안 올라오는 선수도 있다. 그런 것 말고는 컨디션 자체만 괜찮다고 하면 내 생각에는 이 타순이 팀에 가장 좋은 타순이 아닐까 생각한다. 크게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빠른 선수들을 앞에 배치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류현진은 가능한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 일정을 맞추기 위해 12일 등판이 비로 취소되지 않길 희망하고 있다. 일기예보상으로는 12일 대전 지역에 오전 오후 모두 비소식이 있다. 이 경기가 취소되면 한화는 대대적인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4일 턴으로 등판하며 투구 수와 이닝을 끌어올리는 스케줄을 짜놨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가 4일 쉬고 등판하는 루틴이 일반적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류현진은 시범경기까지는 이 루틴을 고수하기로 했다.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지난 7일 청백전에 처음 등판해 3이닝 46구를 던졌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로는 불펜으로 이동해 20구를 더 던지면서 66구까지 투구 수를 늘려놨다. 4일을 쉬고 12일 대전 KIA전에서 65구를 던지고, 또 4일을 휴식하고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최종 점검을 한 뒤 23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그림을 그려뒀다.

12일 경기가 취소되면 류현진은 이틀을 손해보게 된다. 13일은 휴식일이기 때문. 가장 빨리 던질 수 있는 다음 경기는 14일 대전 kt 위즈전이다. 그리고 4일을 쉰다고 가정하면 19일 대전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마지막 시범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그러면 23일 LG와 정규시즌 개막전까지는 3일밖에 쉴 수 없어 사실상 등판이 어렵다.

최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류)현진이가 나한테 내일 비가 안 온다고 하더라. 아까 아침에 그랬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5회까지만 해도 좋겠다. 다음 날 경기가 없어서 그러면 일정을 틀어야 한다.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틀면 다른 선수들도 같이 틀어야 한다. 일단 내일 경기를 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12일 KIA전 등판을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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