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4.8% 떨어진 라면값, 식당선 왜 3.9% 올랐나

김호준 기자 2024. 3. 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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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라면, 소주, 돼지고기 등의 판매가격이 내렸지만, 식당 등 외식업체 판매가격은 계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달 식당 등 외식업체에서 판매하는 라면(외식) 물가는 오히려 3.9% 올라 반대 흐름을 보였다.

aT는 "올해 공공요금 및 인건비 인상이 예상돼 있어 향후 외식업체의 경영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메뉴 가격 인상이 아닌 가성비 메뉴 개발 등 경영 위기를 이겨낼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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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외식업체 정반대 흐름
소주도 1.1%↓vs 3.9%↑ 격차
외식업체 구인난에 인건비 상승
공공요금·임대료 인상요인 겹쳐
중산층 가계부담은 더 커질 듯

대형마트에서 라면, 소주, 돼지고기 등의 판매가격이 내렸지만, 식당 등 외식업체 판매가격은 계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과 함께 고물가 장기화로 외식업 종사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커지면서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역대급’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과일·채소 등 농산물 가격도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민·중산층의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1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소매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라면 물가 상승률은 -4.8%로 지난 1999년 5월(-5.4%)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같은 달 식당 등 외식업체에서 판매하는 라면(외식) 물가는 오히려 3.9% 올라 반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식품업체들이 라면 출고가를 4∼5%가량 인하한 것이 시차를 두고 유통업체 판매가에 반영되고 있지만, 식당에서 판매하는 라면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주류 물가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류업체들이 지난해 말 소주 출고가를 인하하면서 지난달 소주 물가 상승률은 -1.1%를 기록했지만,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외식) 물가는 오히려 3.9% 올랐다. 막걸리는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0.6%였지만, 막걸리(외식) 물가 상승률은 2.3%로 약 4배에 달했다.

인기 외식 메뉴인 돼지고기·쇠고기도 외식업체와 유통업체의 가격 흐름이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돼지고기 물가 상승률은 -0.1%를 기록한 데 반해,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외식)과 돼지갈비(외식) 물가는 각각 2.4%, 3.6% 올랐다. 쇠고기(국산) 물가 역시 지난달 0.4% 오르는 데 그쳤지만, 쇠고기(외식) 물가는 5배에 가까운 1.9%의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외식 가격은 재료비 외에도 인건비, 임대료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번 오르면 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외식업계 구인난 심화로 종업원 인건비가 계속 오르면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외식업체들의 경기 전망도 지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 전망지수는 81.14로 지난 2022년 1분기(80.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92.21)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로, 경기 불황에 따른 외식소비 감소세는 올 하반기 이후에나 완화할 것으로 aT는 전망했다. aT는 “올해 공공요금 및 인건비 인상이 예상돼 있어 향후 외식업체의 경영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메뉴 가격 인상이 아닌 가성비 메뉴 개발 등 경영 위기를 이겨낼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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