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금방 된다'고 하는데" 개막 엔트리 불발…'내복사근 파열' 한동희 4~6주 이탈, 김태형의 고민이 시작된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결국 좋지 않은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전날(10일) 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옆구리를 부여잡고 교체됐던 한동희(롯데 자이언츠)가 4~6주 동안 공백기를 가질 전망이다.
한동희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 홈 맞대결에 3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경기 중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상황은 이러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한동희는 롯데가 4-1로 앞선 5회말 무사 1, 3루 찬스에서 SSG 선발 박종훈과 세 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동희는 1B-1S에서 박종훈이 던진 3구째 140km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는데, 타격 직후 중심을 잃더니 갑작스럽게 옆구리를 부여잡았다.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결과 한동희는 '풀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옆구리에 부상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한동희는 꽤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고,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롯데 관계자는 "현장에서 '퍽'하면서 터지는 소리가 났다"며 "더그아웃에 들어온 이후에도 움직이지 못했고,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동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10일은 일요일이었던 만큼 한동희는 정밀 검진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내복사근 손상'이라는 진단만 받았는데, 11일 다시 검사를 받아본 결과 우측 내복사근이 부분 파열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지난 7일 수비 훈련 과정에서 똑같은 부상을 당한 김민석의 경우 재활에 약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한동희는 김민석보다 상태가 조금 더 심각한 모양새. 롯데 관계자는 "4~6주 재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동희는 지난 2022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타구 스피드를 가졌던 만큼, 발사각도를 높이면 많은 홈런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폼에 변화를 줬다. 그런데 오히려 이 부분이 한동희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게 됐고,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에 한동희는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활을 희망, '강정호스쿨'에 다녀오는 등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노력의 결과물은 분명 좋았다. 정규시즌의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지만, 한동희는 연습경기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이에 김태형 감독 또한 올 시즌 한동희의 활약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민석에 이어 한동희까지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하게 된 탓에 롯데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주전 선수 둘 없이 시즌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 최악의 악재가 터졌다고 볼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11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한)동희는 4~6주 재활이 필요하다. 아까 동희가 구장에 왔는데 '금방 될 것 같아요. 안 아파요'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게 아프지 않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힘을 100% 쓸 때는 다를 수 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엄청 좋아졌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트레이너 쪽에서는 4~6주를 예상하는데, 통증이 잡히면 다시 한번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경기 첫 날부터 "어느 정도 전력 구상을 마쳤다"고 했던 김태형 감독,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한동희의 공백을 메울 선수는 누가 될까. 그는 "(노)진혁이, (박)승욱이, (김)민성이를 어떻게 쓰느냐다. 그리고 (이)학주도 꾸준히 3루 연습을 해왔다. (최)항이는 주로 2루수만 보게 하려고 한다. 진혁이도 3루를 많이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민성이, 승욱이, 학주를 상황에 따라 3루수로 써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은 노진혁에 대해서는 3루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듯했지만, 노진혁 또한 후보가 될 수 있다. '괌 스프링캠프에서 3루 펑고를 받더라'는 말에 "일단 시켜는 볼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박)승욱이가 유격수로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사령탑 입장에서도 한동희의 부상 순간은 아찔했을 터. 그는 "그 순간 (내복사근이) 나간 줄 알았다. 그 정도 통증이라면 무조건"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일단 롯데는 11일 경기에서 김민성을 3루수로 기용해 테스트를 시작한다. 이날 롯데는 윤동희(우익수)-고승민(좌익수)-노진혁(유격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유강남(포수)-나승엽(1루수)-김민성(3루수)-박승욱(2루수)-황성빈(중견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준우의 경우 전날(10일) 맞은 사구의 여파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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