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송뽀송 배내털 남은 점박이물범이 왜 백령도에?···국내서도 번식 가능성
2020년 이후 서해 연안서만 5차례
배내털이 남아있는 생후 1개월 이하의 새끼 점박이물범이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 해양 포유류 점박이물범이 국내에서 번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녹색연합과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는 2020년부터 2024년 2월까지 백령도 연안에서 4마리의 새끼 점박이물범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2차례는 생존, 2차례는 좌초로 폐사한 상태로 확인됐다. 충남 가로림만 연안에서 1개월 미만 새끼가 발견된 사례까지 합하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점박이물범이 서해 연안에서 확인된 것은 모두 5차례에 달한다.
환경단체와 백령도 주민 등이 새끼 점박이물범이 잇따라 서해 연안에서 확인되는 것에 주목하는 것은 기존에 한반도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은 중국 랴오둥만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녹색연합과 백령도 주민 등이 참가하고 있는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는 점박이물범의 한반도 서해연안 번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양수산부와 함께 백령도 지역 내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
랴오둥만은 점박이물범의 전 세계 최남단 번식지다. 봄부터 가을 사이 백령도, 충남 가로림만에 사는 점박이물범들은 번식 및 출산을 위해 11월 말쯤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한다. 랴오둥만으로 돌아간 점박이물범은 1월 말쯤 유빙 위에서 하얀 배내털을 지닌 새끼를 낳는데, 새끼는 태어난 지 한달 이후쯤 털갈이를 시작한다. 털이 모두 빠지면서 몸에 점박이 무늬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랴오둥만에서 번식하는 점박이물범의 배내털을 지닌 새끼가 최근 잇따라 국내에서 확인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털갈이를 하기 전인 새끼 점박이물범은 유빙 위에서 생활하는데, 물에 빠질 경우 저체온증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가 랴오둥만에서 백령도까지 헤엄쳐 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환경단체 등은 국내 번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과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는 번식 가능성을 고려한 정부 차원의 전문 조사가 필요하며, 백령도 내에 연구·구조기관을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백령도에 상주하는 연구·구조기관은 전무한 상태다. 이들 단체는 “새끼 점박이물범이 발견되었을 때 행동 지침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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