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복원작업 ‘곽분양행락도’ … “해외 문화재 지켜야”

장상민 기자 2024. 3. 1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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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소장된 유물을 반드시 환수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닙니다. 보존처리 사업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지키고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정희(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11일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언론에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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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공개한 김정희 이사장
조선 후기 제작 추정 회화
獨 라이프치히박물관 소장
8폭 병풍… 나무틀 뒤틀려
1·8면 화면 일부 잘린 상태
국내 들여와 보존 처리 마쳐
11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공개한 ‘곽분양행락도’. 8폭 병풍이 이어진 형태의 그림은 전체 4m에 달하며,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재단이 국내로 들여와 약 15개월간 보존 처리 작업을 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외국에 소장된 유물을 반드시 환수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닙니다. 보존처리 사업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지키고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정희(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11일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언론에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동작구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공개된 ‘곽분양행락도’는 조선 후기 회화로, 중국 당나라의 명장, 분양왕 곽자의(郭子儀·697∼781)가 노년에 연회를 즐기는 모습을 그렸다. 조선시대 궁중과 민간에서는 부귀와 다복을 소망하며 이 그림의 소장이 유행했다. 혼례 등 경사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곽분양행락도는 1902년 독일의 미술상 쟁어(H. Sanger)로부터 라이프치히그라시민족학박물관이 구입해 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수 당시 8폭 병풍의 형태였으나 나무틀이 뒤틀림에 따라 그림만 분리하는 과정에서 1면과 8면의 일부가 잘렸다. 이후 그림 부분만 낱장으로 보관된 것을 2022년 시작된 재단의 보존작업으로, 본래 모습을 찾게 됐다. 약 15개월이 걸렸다.

곽분양행락도는 8폭으로 제작돼 현존하는 병풍과 구성 및 배치 면에서 유사하다. 1~3폭에는 집안 풍경과 여인들,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4~6폭에는 잔치 장면, 7~8폭에는 연못과 누각의 모습이 각각 그려져 있다.

“그림은 본래 위치에 되돌려줘야 합니다. 곽분양행락도를 마당에 펴 놓으면 그곳이 바로 잔치의 자리죠.” 보존 처리 과정 전반을 책임진 박지선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대표는 경사에 사용된 곽분양행락도의 특성에 맞춰 관람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본래 보존처리 후, 대중에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에는 독일 현지 기획전시가 예정돼 있어 국내 전시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재단은 앞으로도 해외 소재 우리 문화유산 보존복원 지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현지 전시 기획 등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곽분양행락도는 국내에도 조선 영조 때 김득신이 그린 그림을 비롯해 총 23점이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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