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 안 쓰는 집, 우리 제품 사도록”…3년간 칼 갈은 삼성의 ‘자신감’ [비즈360]

2024. 3. 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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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기술개발에 집중…HW·SW 대대적 혁신
690만원 LG 제품과 경쟁 “성능 차별화 자신”
설계·부품배치 원점에서 다시…구조 제약 극복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로 옷감 손상 최소화 실현
21㎏ 건조기와 동일한 대용량 열교환기 적용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브리핑을 갖고 이번 제품에 적용된 건조 기술과 주요 특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 구현이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출시 후 누적 판매량 3000대를 돌파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인기 비결로 건조 성능을 한층 끌어올린 히트펌프 기술과 국내 최대 수준의 건조 용량을 꼽았다. 이를 위해 3년간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혁신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브리핑을 갖고 이번 제품에 적용된 건조 기술과 주요 특장점을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 사진. [삼성전자 제공]

그 결과 기존 열풍건조 방식의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가진 옷감손상 문제를 해결하고, 단독 건조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 부사장은 이번 신제품을 계기로 건조기 보급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국내 건조기 보급률이 30%밖에 안 된다. 이번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아직 건조기를 갖지 못한 70% 소비자가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세탁기와 건조기 성능을 한 대로 압축한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그만큼 설계 공간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기존 건조기 아래 쪽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하는 등 설계부터 부품 배치까지 혁신을 단행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이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브리핑을 갖고 이번 제품에 적용된 건조 기술과 주요 특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아울러 세탁용량 25㎏, 건조용량 15㎏으로 일체형 제품 중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춘 점도 인기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건조를 구현하기 위해 25㎏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크기의 드럼을 적용하고, 21㎏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이 부사장은 “열교환기의 면적은 자동차 엔진의 배기량으로 보면 된다. 배기량이 큰 엔진이 훨씬 큰 힘을 내는 것처럼 단독 건조기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열교환기를 만들려면 크기가 한없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는 냉매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건조한 공기가 드럼 안을 순환하며 빨래를 말리고, 빨래를 거친 습한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며 습기를 빼앗겨 제습이 이뤄진다.

이 부사장은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해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월등히 넓혀 빨래가 더욱 잘 마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 사진. [삼성전자 제공]

LG전자가 690만원 짜리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면서 양사가 경쟁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 부사장은 “다른 제조사도 많은 연구를 하겠지만 우리는 성능 측면에선 가장 많이 고민했고, 그런 점에서 차별화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제품보다 약 300만원 낮은 이유를 묻자 “AI 기능을 적정 가격에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게 미션이라고 생각했다. 기존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에 맞추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턱없이 높여서 받을 순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아울러 LG전자가 다음달 가격을 낮춘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추가 리인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더불어 미국을 올인원 세탁·건조기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 미국에서도 제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2분기 내로 동남아 시장에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비스포크 AI 콤보 흥행을 시작으로 올해 비스포크 제트 AI, 비스포크 제트봇 AI 등 AI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으로 “이를 통해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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