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절반’도 안됐던 엔비디아 시총, 20%만 더 오르면 애플 넘는다 [투자360]
올 들어 주가 흐름 ‘애플 -8.03% vs 엔비디아 +81.71%’
“엔비디아, 액분·AI 콘퍼런스 ‘호재’” vs “애플, AI 개발에 투자자 물음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를 이끌고 있는 ‘대장주’ 엔비디아가 ‘파죽지세’로 글로벌 시가총액 2위 애플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연초 애플 시총의 40% 수준에 불과했던 엔비디아 시총 규모가 불과 두 달이 조금 더 지난 현재 80% 수준을 돌파하면서 미국 월가(街)에서부터 추월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11일 글로벌 금융리서치사 인베스팅닷컴과 와이차트(YCharts)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글로벌 시총 3위 엔비디아의 시총은 2조1882억달러(약 2888조원)로 시총 2위 애플 시총 2조6097억달러(약 3445조원)와 격차는 4482억달러(약 592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첫 거래일 종가 기준 애플과 엔비디아의 시총 격차가 1조6800억달러(약 2218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46거래일 만에 시총 격차가 73.32%나 줄어들며 4분의 1 수준까지 좁혀진 셈이다.
현재 주가 기준 애플 주가가 변동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수준보다 20.48% 오른 주당 1054.56달러가 될 때 엔비디아는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총 2위 종목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 들어 애플과 엔비디아 간의 시총 격차는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 시총이 지난 1월 23~24일 3조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엔비디아 주가 오름폭이 그보다 훨씬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두 종목 간의 시총 격차가 1조달러 이내로 처음 좁혀진 것은 8840억달러(약 1167조원, 애플 2조8470억원·엔비디아 1조9630억원)를 기록한 지난달 22일이다.
애플 주가가 지난달 28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달 29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180도 다른 길을 걸으면서 두 종목 간의 시총 격차는 급격히 줄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애플과 엔비디아 모두 미 증시 강세장을 이끄는 7대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7, M7)’으로 불리며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애플 주가가 48.18%(129.93→192.53달러) 오를 때 엔비디아 주가는 238.87%(146.14→495.22달러)나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두 종목의 흐름은 완전히 상반된 형국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81.71% 상승했다. 지난해 ‘챗(Chat)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열풍에 이어 올해 들어선 ‘온디바이스(On-Device) AI)’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대표 수혜주로서 랠리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AI 칩 시장은 향후 5~10년간 연평균(CAGR) 25~40% 고성장이 전망된다”면서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내 점유율 90%로 독보적 입지를 보유한 엔비디아의 실적 수혜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충분한 실적의 고(高) 성장세도 주가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4분기(2023년 10월~올해 1월) 실적 기준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전망치를 각각 7.2%, 11.2% 웃돌았다.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 가이던스도 시장 전망치의 8.3%나 웃도는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평가 우려를 논하기엔 GPU 부문 글로벌 2위 업체 AMD의 주가수익비율(PER)보다 35%나 낮은 수준”이라며 “시장 전망치를 매 분기 큰 폭으로 상회하는 실적 고성장과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8.03%나 하락했다. 이 과정에선 글로벌 1위 시총 종목이란 타이틀마저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내줬다.
애플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AI 개발에서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올 들어 M7 대신 ‘AI5(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TSMC, AMD, 브로드컴)’가 미 증시 주도주로 꼽히는 것과 애플의 부진은 무관치 않다”면서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기존 이미지가 큰 상처를 입은 점도 애플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냉각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외형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 역시 애플 주가엔 악재다. 정 연구원은 “아이폰, 웨어러블, 맥북, 아이패드 등 서비스 사업부를 제외한 전 사업부의 매출이 작년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올해 역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단 애플 경영진의 판단이 나오는 가운데, 연초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는 아이폰을 대체할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미 월가 전문가들은 급등 부담에 따른 차익 매물 출회 등으로 단기 조정세가 펼쳐질 수 있지만, 엔비디아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전망한다.
미즈호증권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850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했다. 이 밖에 여러 증권사도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000달러 이상으로 올려잡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또 한 번 뛰어오를 계기 중 하나는 오는 18~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매년 주최하는 AI 콘퍼런스 ‘GTC 2024’가 꼽힌다.
여기에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설 경우 엔비디아가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주가를 좀 더 끌어올릴 계기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지금껏 총 5회 액면분할을 단행한 바 있으며, 가장 최근엔 지난 2021년 5월 1주를 4주로 쪼개를 액면분할을 시행했다. 켄 마호니 마호니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아마도 내년쯤엔 엔비디아가 액면분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간 가격 부담에 당장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애플 역시도 AI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강조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 부문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엔 미래를 재정의할 새로운 기술, 생성형 AI 부문에서 새 지평을 열 방법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발 중이란 AI 기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감보단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10여 년을 쏟아붓고도 빈손으로 포기한 ‘애플카’ 사업에 대해서도 애플은 한 번도 공식적인 언급을 한 적도 없었다”면서 “AI 개발 성과는 물론 향후 개발 방향이 명확한 엔비디아와 MS 등에 비해 불투명한 정보로 인해 감으로만 투자에 나서야 하는 애플에 대한 투심이 쉽사리 달아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적 분석으로 애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런스에 따르면 케이티 스톡튼 페러리드스트래티지스 설립자는 애플 주가가 17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다음 지지선은 161달러 부근이라 봤다. 여기에 존 로크 22V리서치 수석 이사는 “애플 주가가 165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지난 2021년 수준인 130달러 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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