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숙, 민주당 탈당…"혁신 대상? 이재명, 상처에 소금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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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11.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서울 광진갑 경선에서 원외 친명(친이재명)계 후보인 이정헌 전 JTBC 앵커에게 패배한 3선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선에서 탈락한 여러 의원들을 혁신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했다 "동지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민주당의 불모지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 정책이 좋아 민주당을 사랑해온 전혜숙. 공천 받았다가 누명 쓰고 심야에 공천을 박탈당했지만 백의종군한 전혜숙이 이제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철학과 가치, 동지애가 안 보인다"며 "특정인의 방탄과 특정세력의 호위만 남아있다.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곳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지 않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해 "낙선자 그 누구도 당에 대한 원망도 없었고, 민주당에 남아 총선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의견을 낸 분도 있었다"며 "그런데 이런 의원들을 향해 이 대표는 위로의 말은 커녕 혁신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척결대상을 처리한 칼자루를 쥔 자의 포효로 들린다"며 "이게 당 대표로서 지도자가 할 말인가"라고도 했다.

전 의원은 경선에서 패한 박광온 전 원대대표를 언급하며 "그 누구도 비판하지 않았고 경선결과에 승복하며 당에 헌신하겠다고 밝혔고 국회의원 중 대표적인 신사 국회의원"이라며 "이런 분에게 그런 표현이 적합한 것이냐"고 했다.

또 "저는 이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된 후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 대표가 단식투쟁에 돌입했을 때 같이 동조단식도 하고 당 대표실 복도에 앉아 밤새우며 함께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며 "저는 우리가 함께 투쟁하는 동지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비명 척결대상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기자회견 후 향후 거취 등을 묻는 질문에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들어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만큼 새로운미래로 합류할지를 묻는 질문에도 "조용히 지내겠다"고 한 뒤 자리를 떴다.

한편 지난 6일 경선발표 결과 전 의원을 포함해 박광온·강병원·윤영찬 의원 등 비명계 현역 의원이 대거 탈락했다. 다음날 이 대표는 경기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에서 경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것을 경선을 통해서 증명했다"며 "이번 민주당 공천은 혁신 공천 그리고 공천 혁명"이라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