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 너무 작아 슬픈 불도그…영국 도그쇼 수상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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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2024년 크러프츠도그쇼'에서 최고의 반려견 가운데 하나로 꼽힌 프렌치 불도그가 '눈에 띄는 콧구멍'이 없어서 논란에 휩싸였다고 8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해 크러프츠도그쇼를 주최하는 영국 애견협회(The Kennel Club, KC) 또한 2021년 불도그의 표준 체형을 수정하고 단두종의 호흡기 기능 등급제를 마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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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콧구멍 없다’ 비판 직면
단두종 개들의 복지 저해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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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명견 대회 가운데 하나인 영국 ‘크러프츠도그쇼’가 난데없는 ‘콧구멍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도그쇼에서 두 부문에서 수상한 프렌치 불도그의 코가 너무 납작하고 주둥이가 지나치게 짧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2024년 크러프츠도그쇼’에서 최고의 반려견 가운데 하나로 꼽힌 프렌치 불도그가 ‘눈에 띄는 콧구멍’이 없어서 논란에 휩싸였다고 8일(현지시각) 전했다. 수상견의 이름은 ‘엘턴’으로 버밍엄에서 온 3살짜리 프렌치 불도그다. 엘턴은 이번 도그쇼에서 ‘견종 우승견’(Best of Breed)에 꼽혔을 뿐 아니라 유틸리티 그룹(Utility Group, 하운드·테리어·토이 등 다른 그룹에 속하지 않는 견종)에서도 ‘최고의 개’로 꼽혔다.
그러나 유명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동물복지 활동가인 제미마 해리슨 감독과 동물단체 등이 엘턴의 수상에 우려를 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해리슨 감독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엘턴은) 눈에 띄는 콧구멍이 없고 얼굴이 거의 오목하다. 이 프렌치 불도그는 올해 크러프츠도그쇼에서 두 부문에서나 우승견으로 꼽혔다. 프렌치 불도그들로서는 너무 끔찍한 날이다.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적었다. 민간단체인 영국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도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전하며 단두종 개의 교배와 사육 금지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공유했다. 이들은 엘턴의 수상으로 인해 엘턴과 같은 단두종들의 교배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단두종이란, 주둥이와 코가 납작한 형태를 띠고 있는 개들을 말한다. 잉글리시 불도그, 프렌치 불도그, 퍼그, 복서, 시츄 등이 대표적인 단두종이다. 단두종 개들은 큰 머리에 왕방울만 한 눈, 뒤뚱거리는 걸음걸이와 주름진 피부 등으로 최근 십여 년간 큰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단두종이 인기를 얻으면서 개들의 주둥이는 점점 더 짧게 교배됐고 결국 영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해당 견종의 번식(브리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의 외모를 기준으로 번식을 이어가다 보니 개들의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됐기 때문이다. 두개골과 주둥이가 짧아진 단두종 개들은 호흡 곤란, 안구돌출, 각막염, 치아 부정교합 등을 앓는 경우가 많으며 주름진 피부 탓에 각종 피부염에 노출되기도 한다. 지난해 영국 왕립수의과대학 연구진은 영국 내 퍼그들이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에 처해있다며 단두종 개의 입양을 중단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해 크러프츠도그쇼를 주최하는 영국 애견협회(The Kennel Club, KC) 또한 2021년 불도그의 표준 체형을 수정하고 단두종의 호흡기 기능 등급제를 마련한 바 있다.
크러프츠도그쇼 쪽은 엘턴이 대회의 건강 기준을 통과했다면서 수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그쇼 건강 책임자인 샬럿 맥나마라 수의사는 “쇼에 출전하는 개들의 건강과 복지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우승한 프렌치 불도그 또한 호흡기 평가에서 0등급을 받아 건강상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올해 크러프츠도그쇼에는 영국 전역에서 1만9000마리의 개들이 참여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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