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th 아카데미]오펜하이머 7관왕 "이 순간 꿈꿨다"(종합)

손정빈 기자 2024. 3. 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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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런 '오펜하이머' 최고상 받아
놀런 감독 작품·감독 모두 차지 최고 자리
제작자 엠마 토마스 "놀런 유일무이 천재"
놀런 "영화 함께한 아내 토마스에게 감사"
엠마 스톤 두 번째 여우주연상 최고 반열
2개 후보 '패스트 라이브즈' 수상 불발돼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54)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감독·남우주연 등 7개 오스카를 거머 쥐었다. 그간 단 한 차례도 오스카 작품·감독상을 받지 못한 놀런 감독은 '오펜하이머'를 최다 수상작으로 만들며 무관 설움을 한꺼번에 날렸다.

◇'오펜하이머' 7관왕 이변 없었다

'오펜하이머'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코드 제퍼슨 감독의 '아메리칸 픽션'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를 제치고 최고상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오펜하이머'는 작품상에 앞서 감독·남우주연(킬리언 머피)·남우조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촬영·편집·음악상도 받아내며 7관왕에 올랐다.

놀런 감독은 '오펜하이머' 이전 장편영화 11편을 내놓는 동안 '인셉셥'과 '덩케르크'로 작품상 후보에 두 차례, '덩케르트'로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받진 못했다. 놀런 감독은 '오펜하이머' 이전 미국 아카데미에서 뿐만 아니라 메이저 시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글로브·영국아카데미(BAFTA)에서도 작품·감독상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순간 오래 꿈꿔왔다"

놀런 감독의 모든 영화를 함께 만든 제작자이자 놀런 감독의 아내인 엠마 토마스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순간을 꿈꿀 것"이라며 "이 순간을 너무나 오래 시간 바라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멋진 영화가 탄생한 건 놀런 감독과 함께한 덕분이다. 놀런 감독은 유일무이한 천재 감독"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감독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놀런 감독 역시 공을 토마스에게 돌렸다. 그는 "내 모든 영화를 함께 만든 엠마 토마스에게 고맙다"며 "영화는 물론 아이까지 함께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오펜하이머'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그린 원작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뛰어 넘는 작품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세 가지 시간대를 오가는 복잡한 플롯, 컬러와 흑백을 오가는 구성, 물리학을 시각화하고 인간화하는 방식으로 전에 없던 전기(傳記)물이었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오펜하이머라는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오펜하이머를 통해 2차 대전 전후 시대상과 인간의 이중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연출력 역시 빼어났다는 평이 많았다.

'오펜하이머'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오펜하이머'는 전 세계에서 9억52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바비'(14억4200만 달러)와 '슈퍼 마리오 브러더스'(13억6200만 달러)에 이어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323만명이 보며 흥행에 성공했다.

◇엠마 스톤 두 번째 여우주연상

배우 엠마 스톤은 2017년 영화 '라라랜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가여운 것들'로 다시 한 번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현시대 최고 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아카데미 역사상 오스카를 2회 이상 받은 여성 배우는 잉그리드 버그먼, 베티 데이비스, 엘리자베스 테일러, 캐서린 햅번, 비비안 리, 제인 폰다, 조디 포스터, 메릴 스트리프, 프랜시스 맥도먼드, 힐러리 스왱크 등 전설로 불리는 배우들이다.


남우주연상을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 역시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받았다. 다우니 주니어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오스카를 손에 넣었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의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에게 돌아갔다.

◇작품·각본 후보 '패스트 라이브즈' 불발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각본 2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받진 못했다. 작품상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펜하이머'가, 각본상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가 차지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인·한국계 감독이 만든 영화로는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 이후 작품 부문 후보에 오른 세 번째 영화였으며, 각본 부문 후보에 오른 것 역시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세 번째였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두 남녀 관계를 한국에만 있는 단어인 '인연'이라는 말로 풀어내 독특하면서도 창의적인 로맨스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기생충' '미나리'를 잇는 'K-감성' 영화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이 작품엔 한국어 대사가 절반이 넘고, 극 중 공간 역시 3분의1 가량은 서울이다. 미국 A24와 함께 CJ ENM이 공동 제작했으며, 송 감독은 '넘버3'를 만든 송능한 감독 딸이기도 하다.

<수상작(자)>
▲작품=오펜하이머 ▲감독=크리스토퍼 놀런(오펜하이머)▲여우주연=엠마 스톤(가여운 것들) ▲남우주연=킬리언 머피(오펜하이머) ▲여우조연=데이바인 조이 랜돌프(바튼 아카데미) ▲남우조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오펜하이머) ▲각본=추락의 해부 ▲각색=아메리칸 픽션 ▲편집=오펜하이머 ▲촬영=오펜하이머 ▲음악=오펜하이머 ▲주제가=바비 ▲음향=존 오브 인터레스트 ▲시각효과=고질라 마이너스 원 ▲미술=가여운 것들 ▲분장=가여운 것들 ▲의상=가여운 것들 ▲국제장편=존 오브 인터레스트 ▲장편애니메이션=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단편애니메이션=워 이즈 오버 ▲장편다큐멘터리=마리우폴에서의 20일 ▲단편다큐멘터리=라스트 리페어 샵 ▲단편영화=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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