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선서 중도우파 신승… 유럽정치 '극우화' 심화

서필웅 2024. 3. 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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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치러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우파가 신승한 가운데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22년 조기 총선에서 독자적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추락이다.

특히, 두 양대 정당 모두 유권자 절반의 지지를 얻지 못해 제3당인 셰가가 향후 정부 구성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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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치러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우파가 신승한 가운데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 자리에 올랐다. 최근 유럽에서 이어지고 있는 정치의 극우화가 포르투갈까지 휩쓴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98% 개표 결과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PSD)과 두 개의 소규모 보수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29.8%를 득표해 아슬아슬하게 1당에 올랐다. 집권 여당이자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은 사회민주당에 약 1%포인트 뒤진 2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조기 총선에서 독자적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추락이다. 
10일(현지시간) 치러진 포르투갈 총선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극우정당 '체가'의 안드레 벤투라 대표가 당사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 집권 사회당이 참패하고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체가'가 3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합뉴스
대신 극우 성향 정당인 셰가(Chega)가 대약진했다. 2022년 얻은 7.2%의 2배가 넘는 18.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원내 3당 자리를 지킨 것. 창당 첫해인 201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한 데 이어 세 번째 총선 만에 40석 전후를 확보해 의회 내 영향력을 대폭 키우게 됐다. 특히, 두 양대 정당 모두 유권자 절반의 지지를 얻지 못해 제3당인 셰가가 향후 정부 구성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십 년간 이어진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정권 심판론이 셰가의 약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포르투갈에선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이 지난 수십년간 번갈아 가며 정권을 잡아 왔다. 그 과정에서 권력을 이용한 비리가 수시로 터져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져 왔다. 지난해 안토니우 코스타 전 총리의 비서실장이 이권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며 총리가 사임하고 조기 총선 실시가 결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저임금과 물가 상승, 주택 위기, 공공 의료 서비스 낙후 등 유권자들의 살림살이도 팍팍해져 정권 심판론까지 대두돼 사회당이 몰락했고, 사회민주당조차도 완전한 대안으로 선택받지 못했다.

셰가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두 양대 정당을 기득권으로 몰아세우며 이런 유권자들의 불만을 지지세 확산의 동력으로 삼았다. 여기에 반이민 정서까지 파고들었다. 그 결과 집권 5년 만에 20% 가까운 득표율을 올린 안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이제 양당 체제는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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