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불발된 라마단 첫날… 이 경찰, 무슬림에 곤봉

황혜진 기자 2024. 3. 1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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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도인 무슬림들이 한 달 낮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에 들어간 첫날부터 동예루살렘에 있는 성지 '알아크사'에서 무슬림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했다.

특히 하마스가 무슬림의 알아크사 집결을 주문한 데 이어 이스라엘이 피란민이 몰려 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공격을 시사해 이번 라마단이 자칫 확전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마단 첫날인 이날 알아크사 사원 입구에는 전날부터 모여든 무슬림들이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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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예루살렘 ‘알아크사’서 충돌
안전·보안 등 이유로 예배 단속
무슬림 “예배 자유 막는다” 불만
하마스, 라마단 전날 “집결 촉구”
팔 주민·이 군경 유혈충돌 우려
네타냐후, 라파 공격강행 재확인
알아크사 라마단 전야 기도회 10일 이스라엘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앞에 모인 무슬림들이 라마단(금식 성월) 전야에 올리는 기도회(타라위)에 참석해 예배를 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은 11일부터 한 달간의 라마단에 돌입했다. AP 연합뉴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들이 한 달 낮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에 들어간 첫날부터 동예루살렘에 있는 성지 ‘알아크사’에서 무슬림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불발된 상황에 라마단 첫날부터 폭력사태가 벌어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하마스가 무슬림의 알아크사 집결을 주문한 데 이어 이스라엘이 피란민이 몰려 있는 라파 지역에 대한 공격을 시사해 이번 라마단이 자칫 확전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들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라마단에 들어갔다.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날을 라마단 첫날로 선포하자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도 동시에 라마단에 돌입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다음 날인 12일부터 라마단이 시작됨을 알렸다. 라마단 첫날인 이날 알아크사 사원 입구에는 전날부터 모여든 무슬림들이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무슬림을 향해 이스라엘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에 대해 “예배의 자유는 보장하지만, 안전과 보안을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지만, 무슬림 사이에선 이스라엘이 예배의 자유를 막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이슬람권 매체들은 보도했다.

앞서 하마스는 전날 성명에서 라마단 기간 팔레스타인 안팎의 모든 전선에서의 대결과 시위, 알아크사를 향한 집결을 촉구했다. 자칫 라마단을 맞아 신앙적으로 고양된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군경의 유혈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알아크사는 약 14만㎡ 크기의 성지로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모두가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분쟁을 촉발하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도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몰려 있는 가자 지역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 강행 입장을 재차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곳(라파)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여러 아랍 지도자들로부터 암묵적인 지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투는 두 달 이상 걸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6주, 또는 4주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날을 세웠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놓고 “전 세계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에 반대하게 만들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네타냐후 발언은 확전 가능성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과의 갈등의 골을 보여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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