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뜨거운 모래로 끓인다고?"… 과학실 같은 카페라니

김인영 기자 2024. 3. 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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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커피 사랑이 남다른 우리나라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이색 커피는 무엇일까. 사진은 '전광수커피'의 사이폰커피를 추출한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퍼포먼스가 있으니까 커피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라운지X'에서 만난 강수지씨(여·33)는 로봇이 내려준 커피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커피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많은 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평균 405잔이다. 이는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평균(152잔)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처럼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남다르다.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일반적인 커피 대신 이색적인 커피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과연 남들과 다른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찾는 곳은 어디일까.



커피 문화가 시작된 중동의 커피 맛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게더에서 튀르키예식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영상=김인영 기자
"색다른 커피를 마셔보고 싶어서 왔어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머나먼 중동을 느낄 수 있는 커피를 즐기기 위해 '카페게더'를 찾은 B씨는 튀르키예식 커피에 만족감을 표했다. B씨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튀르키예식 커피를 마시기 힘들어서 한 번씩 이곳을 찾는다"며 "평소 마시는 커피와 달리 달달하면서도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어서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식 커피는 제즈베라는 커피 주전자에 잘게 간 커피 원두와 설탕, 물을 넣고 뜨거운 모래 위에서 끓인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필터를 넣고 추출하는 방식과 달라 미세한 잔여 입자가 있는 것이 포인트다. 무엇보다 직접 추출한 커피인 만큼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어 색다른 커피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화문에서 카페게더와 스페셜티 커피 전문업체를 운영 중인 이경선 게더커피랩 대표는 "커피가 처음 시작된 중동식 커피를 좀 더 대중적으로 전하고 싶어 튀르키예식 커피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도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며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만큼이나 튀르키예식 커피의 인기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튀르키예식 커피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아무래도 평소 마셔보기 힘든 커피라는 점이 제일 매력적인 것 같다"며 "머신으로 내리는 커피와 달리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과학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사이폰 커피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전광수커피에서 바리스타가 사이폰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사이폰 커피를 내리는 기구를 보자 든 생각은 과학실험실 같다는 것이었다. 뜨거운 열로 유리구를 가열해 물을 끓이는 모습이 그랬다.

사이폰 커피는 유리구에 열로 압력을 채워 진공 상태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이폰 커피의 경우 우리나라보다는 드립커피를 선호하는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커피 추출 방식이다.

사이폰 커피를 주로 찾는 연령층은 젊은 세대보다는 기성세대가 많다. 이에 대해 사이폰 커피를 판매 중인 '전광수커피'의 전광수 대표는 "보여지는 게 있다보니 20~30대도 많이 신기해한다"며 "하지만 드립커피는 주로 기성세대가 선호하는 커피라서 사이폰 커피는 40~50대가 많이 주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폰 커피는 일반 핸드드립에 비해 뜨거워서 호불호가 있는 편"이라며 "그러나 커피가 뜨거운 만큼 아로마 향을 잘 느낄 수 있어서 한번 찾는 사람은 계속 사이폰 커피만 찾는다"고 전했다.

사이폰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는 많지 않다. 기구 값이 에스프레소 머신 가격과 비슷한 데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드립커피보다 머신 커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나 블루보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에서도 사이폰 커피 판매에 나서 앞으로 커피업계에 사이폰 커피 유행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로봇이 내려주는 커피 맛은 어떨까


이번이 로봇 커피 주문 두 번째라고 밝힌 강수지씨는 "사실 처음에는 로봇이 신기해서 커피를 주문했는데 마셔보니 향도 좋고 맛있어서 또 오게 됐다"며 "퍼포먼스가 있으니까 커피도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실 핸드드립 커피가 비싼 편인데 여기는 아메리카노 가격으로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좋아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라운지X에서 바리스타 로봇인 바리스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모습. /영상=김인영 기자
'라운지X' 카페의 바리스 로봇은 일정한 온도와 원두량을 알고리즘 기반으로 맞춰서 커피를 내려준다. 바리스가 내려주는 드립커피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이 다소 길지만 로봇이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화려해 20~30대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라운지X의 관계자는 "하루에 10~20명이 바리스 커피를 주문한다"며 "로봇 커피 전문점으로 알고 오시는 고객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밀하게 스페셜티 드립커피를 즐길 수 있어 많은 고객이 만족하고 있다"며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져 바리스 업그레이드 버전의 로봇도 개발했다. 오는 15일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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